"계란 안전" 발언 식약처장 "면목없다"

2017-08-17 11:16:56 게재

'부산파' 류영진 처장 진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회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여야 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은)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생활해도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안전한 먹거리 정책은 언제쯤?│류영진 식약처장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과 관련 의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난처해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4월 소비자보호연맹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국내산 계란의 진드기 감염률이 94.2%에 이르고 농약 사용농가가 61%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따져물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살충제 계란은 우리에게 없다고 말씀하지 않았나. 국민의 불안감을 키웠다"고 질타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 상황"이라며 "(살충제 계란 파동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했다.

류 처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살충제 계란 파문에 대해 얘기하던 중 국내산 달걀과 닭고니는 안전하다며 먹어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처장은 당시 발언에 대해 "당시 제가 보고받기론 작년 (국내산 계란) 전수조사 결과 이상이 없었고 국민들이 불안하시겠다 싶어 '지금까진 검출된 게 없었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런데 바로 이 사건이 터져 진심으로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한 경제지 보도를 인용하면서 "식약처가 직접 모니터링해서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만에 뒤집혔다. 국민이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따졌고 류 처장은 "식약처가 모니터링했다고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진실공방이 이어지자 한국당 위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했고 회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달 류 처장이 임명되자 그의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임명철회를 요구했지만 청문회 대상이 아니어서 넘어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계란 살충제 문제와 함께 벼러왔다는 듯 류 처장을 몰아붙였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류 처장은 임명 전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를 '패륜아'라고, 또 전직 대통령을 '사이코패스'라고 표현하는 등 정치 편향적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류 처장은 부산대 제약학과 출신으로 2012년 문재인 대선후보 부산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친문 부산파' 인사다. 그는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정제되지 않은 페이스북 등의 발언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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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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