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 이야기│⑬ 김덕수 한국신호공사 대표

IT결합 똑똑한 조명식 표지판 개발

2017-09-25 10:08:31 게재

LED투광등·CCTV 결합 일체형 … 설치된 곳 교통사고 20% 줄어

1월 김천경찰서는 보험사기단 15명을 검거해 1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기단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12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합의금 및 보험사로부터 치료비 명목 등으로 7000만원 상당을 받아냈다.

14일 열린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한 한국신호공사 김덕수(왼쪽) 대표 부부. 사진 김형수 기자

이들을 검거하는데 '횡단보도 표지판'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사기단이 가로등이 없는 도로에서 범죄를 했다가 횡단보도 표지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것이다.

이 똑똑한 '횡단보도 표지판'은 한국신호공사(대표 김덕수)가 독자 개발한 것으로 'LED투광등과 카메라가 장착된 횡단보도 조명식표지판'이다.

이 표지판은 야간이 되면 표지판에 조명이 들어와 전방 200미터에서 식별이 가능하다. LED 투광등도 야간이 되면 자동으로 횡단보도를 비춰 차량과 보행자 안전을 도모한다.

폐쇄회로 카메라는 횡단보도 주변상황을 녹화하고,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현재 신호공사 연고지인 경북지역에 300개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업계와 영남지역에서는 '교통사고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통사망사고 뺑소니범 검거와 함께 과실유무에 분쟁이 많은 교통사고 민원 수백건을 해결했다.

김덕수 대표가 조명식표지판 개발에 나선 이유는 '횡단보도 사망자가 왜 많을까'하는 질문 때문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교통시설물(표지판 횡단보도투광등 CCTV)을 설치하고 있지만 2013년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횡단보도 사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국내 보행자 교통 사망자수 전체인 1714명 중 횡단보도 내 사망자 비율이 22.7%(289명)였다.

김 대표는 "OECD국가 중 교통사고율이 가장 높은데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지 않고, 인명과 국가적 손실이 매우 큰 교통사고는 단순 과실로 처리되는 현실을 해결하려 연구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통시설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예산을 낭비하고, 도심미관도 해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수년간의 연구 끝에 제품을 완성했다. 교통사고예방과 관련 지적재산권도 15개 확보했다. 'LED투광등과 카메라가 장착된 횡단보도 조명식표지판'은 이렇게 탄생했다.

보행자를 위한 횡단보도 투광등, 방범을 위한 폐쇄회로TV, 조명식표지판 등을 하나로 묶었다. 도시미관을 살리고, 표지판과 횡단보도가 운전자 눈에 잘 띄어 사고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표지판이 설치된 장소에서는 교통사고가 20% 줄었다. 표지판 하부에 설치된 폐쇄회로는 특히 각 시설을 따로 설치할 때보다 설치비용을 절반 가량으로 확 줄였다.

김 대표는 14일 개최된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다기능 교통표지판'을 개발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이미 이 제품은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금상, 굿 디자인(GD) 상품전 대상 등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큰상을 휩쓸면서 정부조달 우수제품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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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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