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다산에게 길을 묻다│경기 안산시 '창조행정' 제1회 다산목민대상 수상

"다문화특구·대부도, 안산의 성장동력"

2018-02-28 10:32:30 게재

과거 '공단도시' 이미지 떨치고 '국제도시'로 도약

'죽음의 호수' 시화호는 신재생에너지보고로 주목

"안산은 다문화 대표도시입니다.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가 살아있고 외국인주민들도 한국문화에 잘 적응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외국인들의 자부심도 높아지고 있죠."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전경. 사진 안산시 제공


경기 안산시 선부동에 사는 새터민 이영근(46)씨는 안산에 정착한지 올해로 10년째다. 그는 다문화특구인 원곡동 특별순찰대로 활동하고 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격일제로 근무한다. 순찰대 활동을 시작한지 4년째 접어들었다.

순찰대는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의 범죄예방 및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 2008년 구성됐다. 이씨를 비롯해 결혼과 동시에 귀화한 장아크람(파키스탄)씨 등 8명이 야간·심야 등 3개조로 나눠 활동한다. 외국인들이 다문화특구의 안전을 책임지는데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이씨는 "10년 전 정착했을 때는 연 1~2건의 강력사건이 발생하곤 했는데 순찰대를 운영한 뒤로는 큰 사건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문화정책은 저성장 시대 한국경제 돌파구" = 1980년대 안산은 '공단도시'였다. 수도권 인구과밀 해소와 산업분산을 위해 반월공단(1977년)과 시화공단(1986년)이 조성되면서 안산은 공단 배후도시로 성장했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맞은편에 위치한 원곡동은 출퇴근이 편하고 저렴하게 방을 구할 수 있어 외국인근로자들이 선호하는 거주지였다. 산업이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외국인근로자도 급증했다.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은 7만9752명(2016년 11월 기준)이다. 다문화가족(결혼이민자 귀화자 배우자·자녀 등)과 외국인근로자 유학생 등을 모두 포함해서다. 이는 안산시 전체 인구(74만3072명)의 10.73%에 달한다.

하지만 다문화·외국인주민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0여년 전만해도 대다수 지자체가 외국인근로자 밀집지역을 골칫거리로 생각했다. 안산시는 2008년 전국 최초로 다문화 전담부서를 만들고, 원곡동에 외국인지원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에 이주민통역지원센터, 외국인무료진료소, 외환송금센터, 다문화작은도서관을 갖추고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했다. 외국인지원조례를 만들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섰다.

외국인지원센터는 현재 '다문화지원본부'로 확대 개편됐다. 지난해 12월엔 '다문화이주민플러스센터'가 3~4층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법무부 안산출입국관리사무소 체류센터,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안산시 외국인상담지원센터 등이 입주해 외국인주민들이 한국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지방 협업모델인 셈이다. 외국인주민들의 반응은 좋다. 안산플러스센터는 방문예약제로 운영하는데 하루 300~400명이 찾고 있다. 장동진 안산시 다문화정책팀장은 "중앙정부-지자체-민간이 협력해 외국인등록, 체류기간연장, 고용허가 등 2개 부처의 업무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자국어 상담(13개국), 금융·의료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어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다문화특구 내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 내·외국인 모두가 즐겨 찾는 관광특구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주말마다 전국에서 4만~5만명의 외국인이 다문화특구로 모여들고, 특구 내 전체 1420개 상가 중 외국계업소가 269곳에 달한다"며 "다문화정책은 고령화·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돌파할 최선책이며 이곳의 문화적 다양성은 다문화국제도시 안산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신재생에너지 어우러진 청정관광 = 한 때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와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대부도' 역시 안산의 새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산시는 2015년부터 '대부도 보물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구 5만명 이상 거주하는 자립도시, 블루 이코노미 도시화, 생태문화관광 활성화 등을 목표로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개발, 시화호 뱃길 조성, 해양 어촌 체험관광지조성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개발은 1200억원을 들여 보트·요트 계류장과 선박 크레인 및 수리소, 숙박·판매 등 편의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시화호와 대부도는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시화조력발전소를 비롯해 풍력발전소,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대부도 방아머리 일원에는 전국 최초의 복합에너지 타운도 조성된다. 이곳에는 다양한 수상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과 LNG 저장기지,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선다.

대부도는 연간 9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관광명소이지만 에너지 공급체계가 갖춰지지 못해 주민 불편을 물론 관광산업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시 관계자는 "대부도에는 소수력발전시설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접할 수 있다"면서 "안산시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은 9.38%로 경기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제종길 시장은 "대부도를 천혜의 자연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어우러지는 청정관광의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특구지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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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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