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왕진 서울연구원장

"연구에 현장성 불어넣어 상생효과"

2018-05-15 10:23:32 게재

전문가 연구 실효성 높여

"10년 전만 해도 시민들이 서울시나 정부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약화됐어요. 동네에 작은 도서관이나 어린이집 공원이 들어서는데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습니다."

서왕진(사진) 서울연구원장은 "시민 요구를 잘 받아내면 연구의 질이 높아진다"고 단언했다. 서울시 정책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에서 시민을 연구원으로 만들고 작은연구를 하는 이유다.

서울연구원의 시민 소통은 서울시와 맥을 같이 한다. 시민과 소통, 시민사회와 협치가 화두가 되면서 연구분야에서도 시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서왕진 원장은 "전문가는 현장성이 부족해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문제와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며 "풀뿌리 현장에서 문제에 부닥치는 사람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는 자칫 '연구를 위한 연구'에 치우칠 수 있는데 시민 당사자는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문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연구원은 연구비 지원에 더해 전문가 자문으로 시민들이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돕는다. 서왕진 원장은 "연구원이 연구 주제와 연관해 지도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도록 지원한다"며 "실효성 있는 해법을 찾도록 돕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민단체나 지역 소모임 등에서 작은연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서 원장은 "현장 문제를 다루는데 조사나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원비용이 많지는 않지만 시민들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적 해법을 찾는데 잘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 연구는 서울연구원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 서왕진 원장은 "연구에 현장성을 불어넣는다"며 "상생 효과가 있다"고 자신했다. 연구원들이 통상 자신의 연구실 안에서 기존 연구자료나 데이터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서울연구원은 시민을 통해 현장을 접목시킨다. 서 원장은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행정 방향과 해법을 내놔야 하기 때문에 일방 연구원식으로는 안된다"며 "현장을 보지 않고, 당사자를 확인하지 않으면 뜬구름 잡기나 매한가지"라고 강조했다.

서울연구원이 현장성과 시민참여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연구 기획과 진행 과정에 현장 활동가나 전문가를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연구원들도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시민과 현장에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반색한다. 서왕진 서울연구원장은 "그간 성과를 올해 한번 더 평가해 사업을 내실화하고 시민참여를 확대했으면 한다"며 "작은연구가 시민 삶을 바꾸고 나아가 서울시민의 삶을 바꾸는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시민이 연구원" 작은 연구로 서울 바꾼다
'시민 연구' 발전시키면 정책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