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압승' '현직 모두 당선'

2018-06-14 12:16:28 게재

17곳 가운데 14곳 석권

6명→13명→14명 '확장'

울산서 첫 진보교육감

'분열하면 필패' 재확인

13일 치러진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압승했다. 전국 17곳 가운데 14곳을 석권했다. 민선 교육감을 뽑기 시작한 2010년 6명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는데 그쳤지만 2014년엔 13명, 올해는 14명이 당선되며 '진보교육감'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 출마한 현직 교육감 12명이 모두 당선되며 재선, 3선에 성공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는 46.6%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교육감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서울에서 재선 교육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에서도 현직인 이재정 후보가 40.8%를 득표, 보수진영의 임해규 후보(23.5%)를 누르고 당선됐다. 민병희 강원교육감 후보와 장휘국 광주교육감 후보, 김승환 전북교육감 후보는 3선에 성공했다. 현직인 김석준 부산교육감 후보와 김병우 충북교육감 후보, 김지철 충남교육감 후보, 최교진 세종교육감 후보, 박종훈 경남교육감 후보, 이석문 제주교육감 후보, 설동호 대전교육감 후보도 승리했다. 현직으로 출마한 12명의 교육감 후보 가운데 설동호 대전교육감 후보만 중도를 표방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진보 교육감 후보다.

광주와 제주에선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광주에선 재선에 도전한 장휘국 후보가 이정선 후보를 3.8%p 차이로 따돌렸고, 제주에서도 이석문 후보가 보수진영의 김광수 후보를 2.4%p 차이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 이처럼 현직 교육감들이 모두 당선된 배경에 대해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이슈와 광역단체장 선거에 교육감 선거가 주목받지 못하면서 인지도가 높은 현직 교육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텃밭인 울산에서 첫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것도 눈길을 끈다. 울산에서는 노옥희 교육감 후보가 35.6%를 얻어 김석기(18.0%)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울산시교육감 선거에는 보수성향 후보 3명과 중도·진보후보 각각 2명씩 모두 7명이 출마해 혼전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노 후보는 민주노총과 울산지역 진보단체가 지지하는 진보교육감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유권자를 공략했다. 수학교사 출신인 노 당선인은 "새로운 울산 교육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시민과 함께 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울산에서 첫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진보교육감은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선 "민선 교육감 3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진보교육감들이 보여준 교육현장의 변화에 대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는 "지난 4년의 안정적인 서울교육이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학부모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진보 진영 후보가 분열하면 필패한다는 공식이 재확인됐다. 인천에선 보수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고승의, 최순자 후보가 모두 출마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고, 대구에선 진보성향의 김사열, 홍덕률 후보가 따로 출마하면서 보수후보인 강은희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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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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