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희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인천공항 포화될 15년 뒤 대비해야"

2019-06-11 10:58:29 게재

제2관문공항 첫삽 떠야할 때

9조? 내돈이면 저리 짓겠나

이재희(사진)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을 오늘날 세계적 공항으로 키운 1등 공신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인천공항을 대체할 제2의 관문공항을 부르짖고 있다. 인천공항이 포화에 이를 15년 뒤를 대비해 지금 제2인천공항을 준비할 때라는 것이다.

■관문공항은 무엇인가.

24시간 운영 가능하고, 1만 킬로미터 이상 운항 가능한 와이드 바디(wide body) 항공기가 내릴 수 있는 공항을 말한다. 와이드 바디가 내릴 수 있어야 유럽이나 미국까지 갈 수 있다. 비교해보자면 김포공항은 주변 여건상 24시간 운영을 못하고 와이드 바디가 내리질 못한다. (운항시간) 3시간 정도의 동남권 노선만 가능하다.

■왜 굳이 관문공항이 필요한가.

30년 전 우리나라에게는 관문공항을 하나 갖는게 꿈이었다. 그래서 인천공항을 짓기 시작했고 오늘날 훌륭한 관문공항으로 성장했다. 15년 뒤 인천공항은 이용객이 연간 1억명이 넘는 세계적 공항이 되면서 포화에 이를 것이다. 지금 제2관문공항을 시작해서 장래의 국가 발전에 대비해야한다. 관문공항은 설계하고 짓는데 15년 이상 걸린다.

인천공항 대체공항도 필요하다. 현재는 인천공항이 기상조건이나 안보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할 공항이 없다. 중국 푸동공항이나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제2관문공항은 필요하다.

■제2관문공항이 국토균형발전에 보탬이 될까.

지금 영남권 주민은 장거리 노선을 타려면 인천공항까지 가야한다. 연간 7183억원을 거기에 쓴다. 제2관문공항에 생기면 그 돈을 쓸 필요가 없어진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관광객들은 경주와 남해안, 여수, 지리산 둘레길 등이 세계적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가기가 불편해서 가볼 수가 없다. 제2관문공항만 생기면 외국관광객들이 1시간이면 그곳을 찾을 수 있다. 지역상권을 살려낼 새로운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은 관문공항이 될 수 없나

새벽에는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데다 활주로가 너무 짧아서 와이드 바디 항공기도 운항이 불가능하다. 와이드 바디가 못 뜨면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없다. 2023년이 되면 소음규제가 더 강화되는데 신공항은 소음에 너무 취약하다. 태생적으로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 7조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안전성 문제 때문에 주변 산을 깎느라 2조원이 더 들어간다더라. 9조원 들여서 저런 공항을 짓는다고? 자기 돈이면 저렇게 짓겠나. 9조원이면 다른 곳에 제대로 된 관문공항을 지을 수 있다.

[관련기사]
[16년째 논란 '동남권 신공항' 이대로 괜찮나 ①] "관문공항? 밤에 문 닫고, A380(대형 여객·화물기)도 못 내리는 '반쪽공항'"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