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외면받는 6.10, 재조명 필요하다

2019-06-24 10:48:38 게재

학교 유물관리예산 지원

민주시민교육 의제화 고심

■ 서울시교육청이 6.10만세운동과 관련 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 이의종

 

첫째는 6.10만세운동을 우리 시민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와 시민사회 가릴 것 없이 어마어마한 준비를 한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3.1운동과 광주학생운동을 연결하는 고리이자 1920년 중반 대표적인 독립운동인데 의아할 정도로 강조되지 않고 있다.

둘째는 여러 기념사업이 성인들에게만 맞춰져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반면 6.10만세운동은 연희전문, 보성전문, 중앙고보, 중동학교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기념한다는 차원에서도 6.10만세운동의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 6.10만세운동은 서울지역 학생들이 중심이었다. 현재 참가자가 많았던 특정 학교 차원의 기념행사 외에는 사실상 잊혀진 독립운동이 됐다. 시교육청도 사실 방관해왔는데 앞으로 주도할 생각은 없는가.

방관했다는 표현은 과하다. 우리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작년에 '6.10만세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국가기념일 지정추진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정세균 의원과 공동 주최한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서울 각 학교에 흩어져 있는 여러 독립운동 사료를 찾기 위해 노력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 6.10만세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해 관련 단체들이 국가기념일화를 추진한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 달라. 또 이를 지원할 방법은 없는지.

물론 6.10만세운동을 의미 있게 기념하는 것에 찬성한다. 올해 초에 내일신문에 관련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저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교육청 차원에서도 여러 사업을 진행해왔다.

6.10만세운동을 학생들의 기념식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의 의제로 다루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 지난해 서울지역 학생독립운동과 관련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안다. 어떤 목적이었으며 그 성과는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3.1운동, 6.10만세운동 등 서울 학생들의 독립운동 현황을 파악해 이를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사를 벌였다. 또한 각 학교 별로 진행 중인 기념사업, 기념행사와 각 학교에 흩어져 있는 유물과 유적, 기념관을 조사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현재 논의 중에 있다.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다.

■ 조사결과를 교육활동에 활용할 방안은 가지고 있는가.

독립운동은 자유와 평등,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와 인도주의 등 여러 정신을 담고 있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가치를 현재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내에 있는 유물과 유적, 기념관 등은 서울시민들에게 안내해 관심도 제고하고 탐방도 가능하게 했다. 지역사를 활용한 교육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유물·유적·기념관 등의 보존·관리·개선에 쓸 수 있도록 이화여고, 경기여고, 서울공고, 보성고 등 7개 학교를 선정해 지원금을 전달했다. 역사교육 내실화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서울지역 학교들에는 항일운동 이외에도 수많은 근·현대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만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런 기록들이 학교 이전이나 보수공사 등으로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전할 수 있는 시교육청 차원의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한 것 아닌가.

좋은 지적이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교와 시민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7개 교에 예산 집행을 했는데, 보존관리결과를 토대로 향후 지속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 이것은 교육청만의 일은 아니고, 학교와 시민사회, 지자체 등이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6.10만세운동을 재조명한다│④ 3대 독립운동에서 서울지역 학생들의 역할] 역사 속에서 '능동적·주도적 역할' 담당
해방후 연구·평가조차 극단적으로 양극화
국가기념일 지정 위해 국회 나섰다

[6.10만세운동을 재조명한다 연재기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