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단기급등에 그칠듯"

2019-09-16 11:26:32 게재

투기수요로 유가 급변동

미·이란 긴장고조 주의

한국경제 불확실성 커져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피격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단기 급등에 그칠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투지수요로 인한 유가 급변동과 미국과 이란간의 긴장 고조는 주의해서 살펴봐야한다고 조언했다.

16일 KB증권은 이번 공습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량의 절반 (전세계 산유량의 5%)이 타격을 받으면서 일시적으로 국제유가가 5~10달러 상승할 요인이 생겼다고 봤다. 다만 추세적 상승으로 보긴 이르다는 판단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사우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등 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거론되고 있고, 이란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도 남아 있으며, 글로벌 경기 하강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의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투기 수요로 유가 단기 급변동에 대한 경고를 했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우디 당국과 미국 에너지부는 비축 물량을 풀어 세계 원유 수급에 영향이 없도록 한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등 재고 방출로 수급은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우디 원유 재고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으나 약 3억배럴 내외로 추정된다. 미국의 전략비축유와 OECD 원유 재고는 약 6.4억배럴, 29억배럴 수준이다. 만약 20일 정도 차질이 발생할 경우 약 1.2억배럴 가량 생산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 중 일부는 재고 및 전략비축유 등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 중장기적 수급 이상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한 연구원은 투기 수요로 인한 유가 단기 급변동을 우려했다. 재고 물량 방출을 통해 차질 물량을 상쇄하더라도 정정 불안에 따른 투기적 수요 자극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생산 차질의 장기화 여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행히 일시적 생산이라면 국제 유가 상승도 단기에 그치겠지만 만약 생산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국제 유가 급등 현상도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글로벌 경제에는 또 다른 악재일 수 있고, 특히 물가압력을 높일 수 있음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 없는 구조"라며 "국제 유가가 예상치 못하게 또 다른 잠재 불확실성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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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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