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공간에서 미래를 찾다│③ 리모델링: 군포시중앙도서관

열린 공간으로 변화 … 이용자 만족도 높아졌다

2020-02-10 11:03:43 게재

낮은 서가에 다양한 책상·의자 배치 … 칸막이형 독서실 없어도 1일 평균 4500명 방문

공공도서관은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이용하는 곳입니다. 누구나 독서나 문화생활을 주제로 모여 대화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서관 공간은 이에 맞춰 다양한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일신문은 '도서관, 공간에서 미래를 찾다' 기획에서 공간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를 연 도서관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군포시중앙도서관은 군포를 대표하는 도서관으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2008년 개관한 이후 8년여가 지난 2016년 '독서실'이라 불리는 폐쇄적인 칸막이형 일반열람실을 개방적인 열람·독서 공간으로 확대, 개편하고 단조로운 서가 구성에 변화를 주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단행한 이후 시민들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다.

리모델링 이후 군포시중앙도서관 2층 일반자료실 모습. 높이가 다양한 서가와 함께 창가 자리가 마련돼 있다. 사진 이의종


◆콘센트 있는 창가 자리 = 6일 방문한 군포시중앙도서관 1층에서는 가족 단위로 책을 읽으러 온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과 방문한 어머니들이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보여주며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었다. 1층 개방된 공간에는 큰글자책과 점자도서, 오디오북 등이 1000여권 이상 갖춰져 있고 다양한 책상과 의자들을 마련해 누구나 책을 읽고 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혹시 모를 우려로 어린이자료실이 문을 닫은 가운데 가족 단위의 이용자들이 1층 개방된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2층과 3층의 일반자료실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종합자료실의 경우 다양한 높이의 서가들이 눈에 띄었다. 주로 가장자리에 높이가 높은 서가들을 배치했고 중앙에는 낮은 서가들을 배치했다. 낮은 서가들이 중앙에 배치된 열린 공간에 큰 창들이 나 있어 시야가 탁 트였다.

햇살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2층 복도 공간. 사진 이의종


다양한 높이의 서가 사이 공간에는 각양각색의 책상과 의자들이 마련돼 있었다. 1인용부터 10여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책상까지 다양하게 마련됐고 의자도 소파에서부터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 등 다양하게 꾸며져 있었다. 이동형 책상도 있어 이용자들은 필요시 책상을 이리저리 옮기며 편안하게 이용했다.

각 층의 복도 공간에도 책과 함께 다양한 의자, 소파들이 마련돼 이용자들이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특히 복도 창가는 큰 창으로 햇살이 쏟아졌다.

폐쇄적 공간인 일반열람실 대신 책과 정기간행물 등 자료를 찾으며 노트북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도 있었다. 2~4층에는 콘센트가 마련된 좌석을 창가 자리에 길게 배치했는데 노트북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남구 군포시중앙도서관 관장은 "높은 서가로 막혀서 책 읽는 공간이 협소했던 기존 공간은 이용자들에게 막힌 느낌을 줬다"면서 "리모델링 이후 서가를 낮추고 시민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마련해 둘러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450석 정도 되는 일반열람실을 유지할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카페처럼 분위기가 좋게 창가 자리를 꾸미고 노트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를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책 갖고 다른 층 이동 자유로워 = 리모델링 이후 전체 층은 개방형 구조가 됐다. 이전에는 각 층에서 책을 대출해야 해당 책을 가지고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리모델링 이후에는 책을 가지고 다른 층이나 공간으로 이동하는 게 자유로워졌다. 대출 반납은 1층 안내데스크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이 덕에 이용자들은 원하는 책을 골라 어느 층이라도 좋아하는 자리에서 읽을 수 있게 됐다.

물론 2016년 일반열람실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정했을 당시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이용자들이 '일반열람실을 유지해 달라'며 강하게 주장, 관련 행정소송을 냈던 것. 그러나 이는 각하됐다.

리모델링을 한 이후 1~2차에 걸쳐 한 설문조사에서 이용자들은 80% 이상 만족도 '보통 이상'을 나타냈고 2019년엔 1일 평균 4500여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서관 공간의 변화가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낸 셈이다. 이 관장은 "군포는 독서 정책을 중점 시책으로 펼쳤기 때문에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었다"면서 "리모델링 이후 이용자들은 도서관을 보다 자유롭게 이용하게 됐고 만족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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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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