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나눔으로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 | ④ 경기도교육청

학생 특성에 맞춘 맞춤형 다문화교육

2020-10-28 13:47:22 게재

"어서와, 겨울은 처음이지?" 제3회 외투나눔 대축제

10년간 매년 2000여명 증가, 지난해 총 3만3000여명

다문화·한국학생 통합교육 군서미래국제학교 추진

내일신문은 2018년부터 매년 10월 창간 기념사업으로 '어서와, 겨울은 처음이지? 외국인 이웃과 함께 하는 외투나눔 대축제'를 주최해왔습니다. 시민들이 기부한 겨울외투를 따뜻한 나라 출신 외국인 이웃에게 전달하는 행사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내 일을 하며 내일을 지향한다'는 창간정신은 이제 '함께 하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별반대, 다문화, 융합은 외국인 거주자 200만명시대, 글로벌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키워드입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준 주역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경기도교육청은 다문화학생들의 특성에 맞춘 다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다문화학생들로 구성된 합찬단의 공연 모습. 사진 경기도교육청 제공


국내 다문화학생이 매년 1만명 이상 증가해 14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입국·외국인자녀 등 다문화학생 구성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맞춤형교육을 제공하는 경기도교육청에 교육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 '학교급별 다문화 학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학생 규모는 2018년 12만2212명에서 2019년 13만7225명으로 전년 대비 1만5000여명 이상 증가했다.

올해 역시 1만여명 이상 증가해 15만여명 규모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 거주 다문화학생은 크게 국제결혼가정 자녀와 외국인가정 자녀로 분류된다.

국제결혼가정 자녀에는 국내출생 자녀와 중도입국 자녀가 포함됐다. 또 외국인가정 자녀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노동자 자녀, 재외동포 자녀 등 외국인 사이의 출생자 등이 포함된다.

다문화학생이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경기도내 학생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6~21세)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다문화학생은 매년 2000명 이상 증가, 지난해 3만3000여명을 넘어섰다. 2014년 전체학생 중 0.88%에 불과했던 다문화학생은 지난해 2.24%까지 증가했다.

최근에는 다문화 학생 특성도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어능력 부족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도입국·외국인자녀가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803명이었던 경기도 중도입국 학생은 2019년 2782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자녀는 1707명에서 8034명으로 증가했다.

부모 출신국가는 중국·한국계중국(44.2%), 베트남(20.2%), 러시아·중앙아시아(7.7%) 출신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공단 인근을 중심으로 안산·시흥 등에 이주민 밀집지역이 형성됐다. 이런 변화에 맞춰 경기도교육청은 안산·시흥지역을 교육국제화 특구로 지정했다. 이 지역 교육국제화 특구는 다문화가정 밀집지역의 교육력 회복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지역상생발전형 글로벌 인재육성' 유형으로 운영된다.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안산시, 시흥교육지원청, 시흥시가 협업시스템을 구축,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다문화교육도시로 공동성장을 모색한다. 특구 내에서는 디딤돌학교, 지역 맞춤형 멘토링교육, 찾아가는 다문화 감수성 교육, 교육국제화 특구 내 교육과정 자율화 학교 등의 특색사업이 진행된다.

◆'다문화 국제혁신학교' 12곳 운영 중 = 또한 경기도교육청은 2017년부터 안산 가평 김포 시흥 안성 평택 등에서 '다문화 국제혁신학교'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혁신학교는 다문화학생에게 이중언어와 문화·역사를 가르쳐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이해도록 해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맞춤형교육을 실시한다.

실제로 경기도 안산 원일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31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3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다. 학생들의 출신국가도 10개국에 달했으며 교사 34명 가운데 7명이 이중언어 전담 강사다.

이 학교에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은 것은 안산 반월공단 등 지역에 산업체가 많고 인근에 대규모 다문화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30개 학교를 다문화중점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다문화학생이 한국말로 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공립 대안학교 설립 추진 = 경기도교육청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 3월 다문화학생과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통합교육을 제공하는 군서미래국제학교를 개교한다.

공립 대안학교인 군서미래국제학교(가칭)는 초중고 통합형 다문화 학교로는 전국 최초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기존 시흥의 군서중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통합학교로 새로 단장한다.

학교는 다문화 학생과 한국학생을 5대 5 비율로 운영하며, 학생들은 한국어·영어·모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수준 별로 학습한다. 또 역사, 세계사, 문학, 예술 교육 등 교육과정을 프로젝트 수업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교육과정을 학점제, 무학년제로 진행해 기존 학교와 차별을 뒀다.

내년 3월엔 중국 2개반, 러시아 1개반, 한국 3개반 등 중학교 총 6개 학급 규모로 개교한 뒤, 2022년 고등학교, 2024년 초등학교를 순차 개교할 계획이다.

학생선발은 시흥과 안산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통해 종합평가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2022년 미래국제학교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다문화 가정 학생은 수준별 한국어 수업으로 한국을 이해하고 학습의욕을 높일 뿐만 아니라 모국 관련 교육에서 자긍심과 자기 존중감이 향상될 것"이라며 "일반 학생들은 체계적인 맞춤 언어교육으로 외국어 능력과 국제 감각을 갖춘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투 나눔사업 적극 참여 =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내일신문이 2018년부터 매년 10월 진행하는 외국인 겨울 외투 나눔행사(어서와, 겨울은 처음이지!)에 참여했다. 경기지역 학교들은 1000벌이 넘는 외투를 수거해 기부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경기지역 학교와 학생들이 뜻깊은 행사에 동참하게돼 매우 기쁘다"며 "함께 나누고 배려하는 민주시민 육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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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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