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트럼프 부정선거 입증해 법원대통령 될 수 있나

2020-11-09 11:11:03 게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법적투쟁에 본격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레이스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반박하고 9일부터 법적투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핵심 경합지들에서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자행됐다는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는 법적투쟁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입증시킬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측이 현재까지 지지자 또는 공화당원들 제보를 받아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들은 크게 세 갈래다.

'개표 중단 소송' 기자회견 트럼프 변호사 줄리아니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표 중단 소송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AP=연합뉴스


첫째,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만표를 앞섰다가 선거일이 지나 도착한 우편투표가 10만표 이상 무더기로 개표되면서 전세가 뒤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선거 임박해서 유효표 규정을 바꾼 조직적인 부정선거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선 당초 선거당일 저녁 8시까지 도착한 우편투표용지만 개표하도록 돼 있다가 선거가 끝난지 사흘 후까지 개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고 실제로 선거 후에 무더기로 도착한 우편부재자 투표로 트럼프 우세에서 바이든 우세로 역전됐다는 주장이다.

둘째, 16명이 걸려 있는 미시간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오류로 트럼프표 6000표가 바이든표로 잘못 계산됐고 미시간 전체 83개 카운티의 절반인 47개 카운티에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여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미시간에서 일순간 트럼프 표는 한 표도 없이 바이든 표만 13만8000표나 추가된 적도 있어 선거부정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시간 주정부는 단순한 실수였고 곧바로 바로 잡았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있을 것으로 예고된다.

셋째, 우편 부재자 투표는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 등 주요 경합지들에서 이사 갔거나 심지어 죽은 사람들에게도 투표용지가 배달됐고 실제 투표를 마친 것으로 확인된 사례들이 잇따라 확인돼 허점을 악용한 조직적인 부정선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의 물증 찾기가 극히 어려운 데다가 경합지에서 승자가 바뀔 정도의 부정표가 있다는 점까지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법적 투쟁을 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측은 이미 조지아와 미시간에서 제기한 개표중단 소송에서 1심 법원으로부터 기각 당했다. 트럼프측은 해당주 법원들에서 기각당하고 나아가 연방법원에서도 하급심에서 패소하더라도 연방대법원까지 끌고 가면 승산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으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연쇄 패소만 겪고 정치적 지지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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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