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허진회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

"수준 높은 실험, 농업생명과학 인식 바꾼다"

2020-12-01 11:00:19 게재

"학생 개개인이 직접 농생명과학을 체험해 보는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게 아쉽다. "

■고교생 수준에는 어려운 실험 아니었나

농업은 낙후된 산업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농업생명과학을 공부하는 것이 의대, 약대, 자연대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원리와 깊이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 주고 싶었다. 농학이란 분야가 고리타분한 학문이 아니라 첨단 생명과학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실험을 구성했다.

■대장균 증식 실험을 첫번째로 선택한 이유는

1965년 노벨상을 수상한 생화학자 자크 모노는 '대장균에서 사실인 것은 코끼리에서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기능 중 핵심적인 코어 부분은 거의 동일하게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즉 유전자가 발현되는 원리는 똑같다. 학생들이 궁금해 한 품종 개량도 기본 원리를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다. 가장 기초적이고 다루기 쉬운 대장균에서 시작하는 게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진행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고교에서 마련하기 어려운 고가의 특수한 장치를 요구하는 실험이다 보니 예산 문제로 여러 명의 학생들을 모둠으로 구성해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 개개인이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게 아쉽다. 하지만 형광단백질 발현 실험은 실제 유전자가 대장균에 들어가서 일을 할 때 어떤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지 학생들에게 드라마틱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호기심이나 동기부여 측면에서 교육적 효과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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