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삼성물산-생명-전자 지배구조 강화

2021-05-06 11:19:21 게재

이 부회장 삼성생명 지분율 10.44%

삼성전자 지분율도 1.63%로 상승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상속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배력이 높아졌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고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가 강화됐다.

이 부회장은 고 이 회장 지분을 상속받음으로써 그룹 총수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주식 12만5720주를 상속받아 전체 3388만220주로 18.13% 지분(이하 보통주 기준)을 보유하게 됐다. 삼성물산 1대 주주 위치를 더 다졌다.


◆이재용, 그룹 총수 위치 다져 = 이 부회장이 1대 주주인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로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SDS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도 5.01%를 소유하면서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SDS 지분도 17.08%를 가지고 있다.

상속이후 이 부회장의 소유 지분 변화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최대주주이며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고 이 회장이 20.76%로 최대주주였고 이 부회장이 12만주(0.06%)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번 상속 이후 이 부회장 지분율은 10.44%로 급등했다. 고 이 회장 지분의 50%+1주(2075만9591주)를 상속받았기 때문이다. 개인 최대주주로서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삼성생명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상속이후 또하나 주목할 변화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 상승이다. 고 이 회장 지분 4.18%가 유족들에게 법정비율대로 상속됐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상속전 0.70%(4202만150주)에서 상속후 1.63%(9741만4196만주)로 상승했다. 1% 이상 주식을 소유한 개인주주 자격을 갖춘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36조원(연결기준)을 기록한 국내 1위기업이자 제조업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SDS 등을 자회사로 두며 비금융 전기전자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은 고 이 회장 상속분(2158주)이 더해져 9.2%가 됐다.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이어 3대 주주다.

고 이 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고 이 회장 상속으로 6.24%가 됐다.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지분율도 6.24%다.

상속이후 삼성물산에 대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3.71%로 안정적이다.

이 사장의 삼성생명 지분율은 6.92%이며 이 이사장 지분율은 3.46%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 지분을 더하면 이 부회장 주식수에 12만주 정도 낮다. 이는 이 부회장이 상속전부터 소유하고 있는 주식수다. 이 부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삼성생명에 대한 지분율은 47.03%에 달한다.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약한 고리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2.30%, 이 사장과 이 이사장 지분율은 모두 0.93%다. 삼성생명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은 21.16%다.

다른 계열사에 비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특히 삼성전자 최대주주 삼성생명은 규제를 많이 받는 금융사다.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금융ㆍ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임원 선임이나 해임, 정관변경, 합병 등 주요 안건 결의에 한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쳐 발행주식 15%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계열사 의결권 제한을 받는다. 여기에 보유주식 시가평가를 적용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총자산 3%를 초과하는 지분은 소유할 수 없게 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관계가 약한 고리에 해당한다.

[관련기사]
[상속 끝낸 삼성그룹, 향후 지배구조 어떻게 되나] '삼성생명 지배력 확대'로 이재용 체제 구축 … 불확실성 여전히 남아
"상속세 마련 위해 배당 강화할 것"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범현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