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마련 위해 배당 강화할 것"

2021-05-06 11:19:21 게재

계열사 주가 상승 기대

삼성 일가의 상속이 마무리되면서 그룹 계열사들의 배당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약 11조원으로 추산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배주주일가 지분보유 계열사들이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배당확대와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 일가가 상속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는 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일가는 지난달 30일 세액 신고와 함께 연부연납제도(6년간 나눠 세금을 납부)를 활용해 전체 세액의 6분의 1 수준인 2조원 가량을 납부했다. 이들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내기 위해 법원에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공탁했다. 또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도 받았다. 남은 상속세와 이자 등은 물려받은 지분을 활용해 납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식담보대출이 활용되겠지만 연부연납 신청시 이에 상응하는 납세 담보 제공 의무가 있어 주식담보대출 여력도 한계가 있다. 결국 총수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배당 증대를 통한 현금흐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증권가에서는 남은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당금 지급 확대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말 삼성 주요 계열사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배당금액은 이재용 부회장 4397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349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2176억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4157억원 수준이다. 총 1조3079억원 수준으로 이는 배당소득세 등을 고려하지 않은 금액이다. 향후 5년간 계열사들의 배당성향이 유지될 경우 배당으로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은 4조9000억원 수준이다. 턱없이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 그룹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배당 확대가 기대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납부 개시에 따라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지배주주일가 지분보유 계열사들의 배당금 지급 확대가 확실해 졌다"며 "배당수입 비중이 가장 크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배당 재원에도 영향을 주는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당 확대 정책과 더불어 투자 확대 및 신사업 진출 등의 주가 부양책도 기대된다. 주가에 비해 배당금액만 늘어날 경우 재무구조를 해치게 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 이후에도 삼성그룹의 현 지배구조 체제가 유지됨에 따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이 가진 계열사 가치의 중요도는 더욱 커졌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서면서 기업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은 매년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수취한 배당의 60~70%를 주주에게 재배당할 것이며 실적 제고 또한 대주주 배당 재원 확보에 필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1대주주라는 점에서 생명의 가치가 상승하면 물산의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연결구조로 경영권에 이어 지분 승계가 마무리되면 삼성물산은 주목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또한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우뚝 서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종가는 8만3600원까지 올랐다. 연중 저점 대비 18.4% 오른 금액이다. 지난 3일에는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관련기사]
[상속 끝낸 삼성그룹, 향후 지배구조 어떻게 되나] '삼성생명 지배력 확대'로 이재용 체제 구축 … 불확실성 여전히 남아
이재용-삼성물산-생명-전자 지배구조 강화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