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등급 중하위권 학생의 전공·대학 선택

대학은 많지만 갈 곳이 없다? … 나만의 선택 기준 세워야

2021-06-23 11:17:56 게재

상위권 중심 대입 정보

4~6등급에 혼란만 키워

고등학교는 상대평가 체제라 등급이 산출된다. 등급 수치로는 중위권인 4~6등급을 받는 학생이 가장 많다. 4등급은 상위 23~40%, 5등급 40~60%, 6등급 60~77%에 해당한다. 반 석차로 따지면 30명이 모인 학급에서 8~23등 정도다. 대학 지원 폭이 넓다는 얘기다. 서울의 중·하위권 대학과 지역 거점 국립대학, 지역 사립대학, 전문대학까지 광범위하다.

문제는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크다는 것. 대부분의 대입 정보가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의 입시 변화, 상위권 학생들의 대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중심으로 제공되다 보니 학생들이 혼선을 겪는다.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적성에 맞는 전공과 대학을 찾아야 한다. 4~6등급 학생들은 대입을 앞두고 대개 거주지 인근 사립대학과 경쟁력 있는 전문대학을 두고 고민한다. 이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학생 모집을 위해 학과 교육과정과 입시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곽옥금 동명대 입학처장은 "학생 충원이 과제가 된 지방에서는 이미 대학 서열이 해체됐다"며 "강점을 드러낼 특성화학과 중심으로 학과 개편 바람이 거세다"고 전했다. 실무를 강조하는 대학일수록 1학년부터 전공 수업 비중이 높고 수업 강도도 세다. 유망하다고 해도 적성에 맞지 않고 흥미가 없다면 공부하기가 어렵다.

4~6등급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대체로 통학거리를 중시한다. 거주지를 고려해 지역을 정하면 대학 탐색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 그 후 개별 대학 홈페이지의 교육과정과 교수진을 둘러봐야 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나 미디어 관련 학과의 전신은 보통 수학과와 신문방송학과다. 달라진 이름에 맞춰 데이터사이언스나 기초프로그래밍, 뉴미디어 제작·마케팅 관련 수업이 있는지 확인해두지 않으면 기대와 다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해당 학교·학과의 정부 지원 사업 선정 여부, 자매대학 연계 해외 연수 또는 복수 학위 제공, 군·산업체 계약학과 여부를 따져보는 것도 좋다. 컴퓨터 관련 학과를 특성화로 내세웠다면 4차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사업(표)이나 SW중심대학 등에 선정된 학교인지 확인해 보는 식이다.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산업 환경이나 주요 공기관도 점검해야 한다. 인근 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을 경우, 기업들이 인근 대학과 협약을 맺고 인재를 흡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지사의 경우 신입공채에서 지역 학생들을 30% 가량 의무 채용한다.

서울 주요 대학은 올해부터 정시 선발 비중이 높아졌다. 하지만 비수도권 대학은 다르다. 수시 비중이 높다. 전형 방법도 단순하다. 예체능 전공 외에는 대부분 학과가 모집 정원의 상당수를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선발하며 최저 기준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다. 곽 입학처장은 "지방 사립대학은 충원을 고려해 수시 선발 비중이 매우 높고 학생이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종합 전형은 학생부만으로 평가하고 교과 전형이나 정시에서는 전 과목(영역)이 아닌 학생이 잘한 과목 한두개를 선택해 제출하도록 하는 학교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용진 서울 동대부여고 교사는 "종합 전형의 서류 평가 항목 중에서는 발전 가능성과 인성의 비중이 높고 면접에서도 학업 역량보다 진학 의지나 전공에 대한 관심에 주목한다"며 "서류나 면접에 조금만 공을 들이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나래 내일교육 기자 len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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