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독도체험학습

"방사능올림픽 고집하는 일본, 독도까지 왜곡"

2021-07-12 12:27:46 게재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독도 일본 영토' 표시 … 청소년들, 미 대사에 "IOC 이중적 태도 이해할 수 없어"

내일신문과 울릉군, 경기도수중핀수영협회,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가 주최한 '독도체험학습 - 우리가 만드는 독도 교과서' 행사가 5일부터 8일까지 울릉도 독도 일원에서 열렸다.
마이스터고와 특목고 등 3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이번 체험학습은 우리나라 최초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양대 실습선을 타고 독도까지 가는 동안 학생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했다. 동도와 서도는 어떻게 탄생했고, 독도 해저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각 분야 전문가 특강을 들었다.
실습선 한나라호 배병덕(해양대 교수) 선장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이렇게 학생들 스스로 찾아가면서 청소년의 시각으로 새로운 체험학습의 방식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내일신문 한국교과서협회 기능한국인회 한국교육시설안전원 고산재단 대구은행 바이오스마트(코로나19나이팅게일센터) 디앤액트(르까프)등이 후원했다. 여러회에 걸쳐 행사 소식을 전한다.

선상토론 시간, 조별대화가 진행중이다.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 진지하다.


5일 오후 고교생 중심의 '독도체험학습단'이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출항식을 마치고 실습선 한나라호에 올랐다.

이번 행사는 해방 이후 처음으로 추진된 학생 중심의 독도 현장 교육활동이다. 독도체험학습은 순수 민간단체와 개인, 기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독도의 비밀을 풀어보겠다는 학생들 의지에 함께한 것이다.

독도까지 가는 동안 학생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했다. 동도와 서도는 어떻게 탄생했고, 독도 해저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각 분야 전문가 특강을 들었다.

일본은 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국제사회 로비를 멈추지 않을까. '국제사법재판소'는 독도에 대해 어떤 생각일까.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의 독도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샌프란시스코 협약은 왜 추진됐으며 독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독도의 명물 강치는 언제 사라졌을까. 독도 바닷속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우리는 왜 독도를 지키고 보존해야 할까?

학생들은 다양한 주제를 전문가들에게 듣고 토론하고 기록했다. '나만의 독도교과서'를 유튜브로 만들기 위해서다.

◆선박 안에서 다양한 토론과 특강 = 제1회 독도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국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출항식 전 코로나19 추가검사를 받았다. 1시간 만에 결과가 나오는 '나이팅게일 플랫폼'은 스마트바이오(대표 박혜린)가 독도체험학습 후원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했다.

5일 오전 출항식을 앞두고 한나라호 앞에서.


첫날 독도를 향한 실습선 안에서 다양한 토론과 특강이 진행됐다. △독도는 두개의 돌섬이 아니라 89개의 크고 작은 암초로 구성돼 있고 △독도 주변 바다는 깊이 2000미터가 넘는 심해이며 △독도 울릉도는 빙하기에도 육지와 연결된 적이 대양섬이고 △독도 해저화산은 울릉도보다 크고 200만년 이상 먼저 생겼다는 것 △울릉도와 독도의 식물 생태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와 토론이 이어졌다.

평화호 선상에서 독도를 바라보는 참가자들.

마지막으로 독도경비대에 줄 선물로 '태양광전지 LED 조명등'을 직접 만들었다. 독도 모양의 3D 프린팅 조각에 색을 칠하고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LED 조명을 투명 플라스틱통에 넣어 조립했다. 꽤나 복잡한 공정이었지만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능숙한 납땜 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여명 속에 빛나는 독도 맞이 = 6일 새벽 4시 반,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멀리 동쪽 하늘이 아침노을로 붉게 물들었다.

4시 43분 무렵 독도가 수평선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상시간은 아니었지만 모두 뱃전으로 나와 여명 속에 빛나는 독도를 맞이했다. 실습선이 독도를 한바퀴 도는 동안 하늘은 다시 흐려졌다.

다음날 독도 날씨가 좋다는 예보에 6일 일정을 울릉도로 바꾸고 7일 오전 독도를 다시 찾기로 했다. 실습선은 뱃머리를 다시 울릉도로 돌렸다. 9196톤의 한나라호는 독도 접안이 불가능하다. 독도 접안은 울릉군청의 행정선인 '독도평화호'(177톤)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나라호는 울릉도에서 파도가 가장 잔잔한 저동항 촛대바위 앞에 닻을 내렸다. 도동항에서 온 '동해호'로 옮겨타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모두들 안전하게 승선한 후 도동항으로 출발했다.

도동항에서 준비한 전세버스를 나눠타고 나리분지로 올랐다. 유명한 울릉도 산채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해양과학기지와 독도박물관을 탐방했다. 체험학습 전체 과정은 동영상으로 담았다.

7일 오전 사동항에서 '독도평화호'를 타고 독도를 향했다. 하늘은 흐렸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고 바다도 잔잔했다. 그런데 독도평화호는 1미터 정도의 너울성 파도 때문에 독도 접안을 포기했다.

바닷속 일정이 있는 수중팀 8명만 작은 어선으로 옮겨타고 나머지 사람들은 평화호 2층 함상에서 독도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탐사를 끝내야 했다.

독도 장군바위. 얼굴바위로 불리지만 상투에 두건을 쓰고 갑옷을 입은 장군 형상이다. 일본을 향해 서서 독도를 지키고 있다.

◆평화호, 너울성 파도에 독도 접안 못해 = 한창 번식기에 접어든 괭이갈매기들이 떼지어 평화호 위를 돌며 일행을 위로했다.

해방 후 처음으로 고교생들이 어려운 선발 과정을 거쳐 독도체험학습을 왔는데 … 모두 허망해했지만 평화호는 이미 선수를 울릉도로 돌린 후였다.

울릉도에 내려서는 전날 '독도장학금'을 받은 울릉도 학생들 2명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브레이크타임' 동안 학생들은 게임 이야기, 진학 진로 이야기를 나누며 동질감을 확인했다. 울릉도엔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는 말에 모두가 놀라기도 했다.

울릉도에서 다시 한나라호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동안 동도에 상륙해보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즉석 토크쇼 형태의 대담 시간을 가졌다.

토크쇼는 내일신문 전호성 남준기 기자가 찍은 독도 수중과 육상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고,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현진오 소장과 소설가 이광재 선생이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1세기 담론으로 독도 문제 풀어가야" = 8일 아침, 한나라호는 부산 해양대에 도착했다. 부두에 정박한 후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은 '세계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각국 대사님들에게 보내는 한국 청소년들의 편지' 낭독 순으로 이루어졌다.

거의 밤을 새워서 만든 청소년들의 메시지와 편지는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매우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었다.

"역사를 주관적으로 각색하고 편집하며 왜곡하는 일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그 한가운데 독도가 존재한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독도의 평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 모든 차별에 반대하는 평화, 생태와 환경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평화, 청소년의 성숙한 발전을 지원하는 평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난민을 돌보는 평화 … 평화는 다른 인종, 다른 문화에 속하는 다른 개인들에게서 느끼는 감사와 존중에서 출발한다. 그 출발점에 우리 청소년들이 서고자 한다."

"주한 미국 대사님께. 대사님께서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발표한 지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된 사실을 아십니까?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기했을 때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제재를 받았고 한국은 거기에 따랐습니다. 올림픽은 비정치적 활동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는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되었습니다. IOC는 이를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대체 뭘까요?"

한나라호 선장 배병덕 해양대 교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이렇게 학생들 스스로 찾아가면서 청소년의 시각으로 새로운 체험학습의 방식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21세기 우리 젊은 세대들은 한일 갈등에 머물지 말고 훨씬 더 큰 세계를 향해, 세계시민의 이름으로 민족적인 갈등을 평화롭게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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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울릉도 = 글 사진 전호성·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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