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독도의 식물 변화과정

독도 울릉도는 빙하기에도 섬이었다

2021-07-12 12:27:47 게재

주변 바다 깊이 2000미터 이상의 심해 … 빙하기에도 거대한 해수호로 남아

빙하기가 전성기였을 때 해수면은 지금보다 150미터 가량 낮았다. 당시 서해와 남해는 대부분 육지였고 서남해안에 있는 모든 섬들은 육지와 연결돼 있었다. 동해는 깊이 2000미터가 넘는 깊은 바다였기 때문에 빙하기에도 거대한 해수호 형태로 남아 있었다.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의 '울릉도 독도 식물의 특성' 슬라이드 강의.


독도와 울릉도는 아주 특별한 화산섬이다. 동해 바다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이후 단 한번도 육지와 연결된 적이 없는 대양섬이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세계적으로도 하와이 갈라파고스 등 몇 안 되는 대양섬 중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는 독도와 함께 두개밖에 없는 대양섬이다. 더욱이 약 300만년 전에 생성되어 지질학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졌기 때문에 세계 식물학계로부터 진화생물학 연구대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반도 연해주 일본 등지로부터 들어와 울릉도에 정착한 식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이곳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울릉도로 이주한 식물들은 독특한 적응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그 결과가 바로 울릉도 특산식물의 출현이다. 울릉도 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 오직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식물을 뜻한다.

독도와 울릉도는 같은 대양섬이지만, 200만년 이상 먼저 생성된 독도가 울릉도의 형님뻘이다. 두 섬은 이처럼 생성연대가 다른 섬으로 식물학적으로도 서로 다른 면이 있다. 서로 독자적인 경로를 통해 식물이 유입되어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면적이 좁고 토양 발달이 미약하기 때문에 독도에는 키가 큰 나무들은 자라지 못한다. 독도를 대표하는 나무는 '사철나무'라고 할 수 있다. 사철나무는 동도와 서도의 수직 암벽에 붙어서 자라고 있으며, 나이가 100살이 넘는 것도 발견된다. 독도 사철나무는 2012년 10월 5일 '천연기념물 제538호'로 지정됐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현진오(식물분류학 박사) 소장은 "울릉도와 독도 주변 바다는 깊이가 2000미터에 이르는 심해"라면서 "이 때문에 울릉도와 독도는 빙하기 때도 육지와 연결이 된 적이 없는 대양섬으로 식물분류학적으로 매우 특이한 식생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현 소장은 "울릉도와 독도의 식물이 비슷하다고 해서 울릉도의 식물을 독도에 옮겨심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식물 진화과정에 교란을 가져온다"며 "특히 나무가 있어야 섬으로 인정받는다는 이유로 함부로 식목행사 등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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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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