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분할 점령이 미국정부의 의도"

2021-09-02 00:00:01 게재

국방연구원 권영근 전 감사 주장

"한반도 영향력 확보 차원"

"한국인들은 한반도 분단과 관련해 미국을 비난한다.…분명한 사실에 입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친일파, 민족반역자 및 부일협력자에 더해 친미(pro-American)라는 용어가 생겼다.…한국을 통일하기 위한 38선 장벽의 완전 철폐, 신탁통치를 포기한다는 명백한 성명, 한국 독립에 대한 연합국 공약의 재확인 등이 긴급하게 필요하다." 1945년 12월 16일 도쿄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맥아더 원수가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비밀문서 내용이다. 하지만 맥아더의 건의는 묵살됐다. 공군대령 출신 국방연구원 권영근 전 감사가 최근 펴낸 '한반도와 강대국의 국제정치-미국의 한반도정책을 중심으로(1943~1954)'에 따르면, 당시 한반도를 분할 점령해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게 미국정부의 의도였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브루스 커밍스교수는 2001년 펴낸 '한국현대사(Korea's Place in the Sun)'에서 "한반도는 조선인들이 분단시킨 게 아니다. 38선 분단과 관련해 가장 많은 책임이 있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38선 분단을 미국이 주도했다는 근거 중 하나가 얄타밀약설이다.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미국 루즈벨트가 영국 처칠을 빼고, 소련 스탈린과 한반도 분할점령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강력 주장했다. 1945년 8월 10일 일본군 항복을 받기 위해 두명의 미군 장교가 38선을 급조했다는 기존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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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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