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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5년, 국민 자긍심 여전히 높다 … '민주의식 높였다' 공감

2021-10-08 11:20:53 게재

촛불집회 참여자 91% "자랑스럽다"

민주의식·정치 관심도 높이는 계기

2016년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국민들은 당시 집회 참여에 대해 여전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집회가 시민들의 민주의식을 높였다는데 공감하는 한편,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이는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실시한 2016년 촛불집회 참여자들에 대한 추적조사 결과이다.

지난 2017년 3월 11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이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남준기 기자


촛불집회 이후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참여자들의 자긍심은 여전했다. 2021년 촛불집회 참여자를 대상으로 자긍심 여부를 물은 결과 91%가 '자랑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지난 2019년 참여자 조사에서 94.3%가 참여경험을 자랑스럽다고 응답한 것과 비슷하다. 이번 조사에서 '매우 자랑스럽다'는 56.2% '자랑스러운 편' 34.8% 자랑스럽지 않다는 견해는 9%로 나타났다.

이런 자긍심 유지는 촛불집회 참여가 민주의식을 향상시키고, 이를 계기로 정치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촛불집회는 민주주의 원칙을 준수하라는 국민의 요구라는 점에서 참여자들에게 민주주의 가치를 체험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년 전 조사에서 촛불집회가 시민의 민주 의식을 향상시켰다는 견해에 대해 긍정적 답변이 93.3%였다. 이번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응답이 92.3%로 2년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촛불집회 참여경험을 계기로 정치관심이 높아졌고, 5년 후인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9년 조사에서 촛불집회를 계기로 정치관심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51.9%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촛불집회 참여 당시와 비교해 정치관심의 변화정도를 물었다. 그 당시보다 '더 높아졌다'는 응답이 28% '그 때와 비슷한 정도'라는 응답이 55.1%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촛불집회 참여당시의 선거관심의 열기가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9년 조사와 2021년 조사의 교차표를 통해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2년 전과 올해 관심이 모두 높아진 20.4%와 높아진 상태가 유지되는 25.4% 그리고 2019년에 관심이 비슷했지만 높아진 응답 6.2% 마지막으로 2019년에 관심이 낮았지만 이번조사에서 높아졌다는 응답 0.6%를 모두 합하면 52.6%가 된다. 즉 참여자들 가운데 조사에 응한 52.6%가 촛불집회 이전과 비교하여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치관심이 높아진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이현우 교수는 " 2016년 집회참여를 통해 민주가치를 다수의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참여자 개인들의 민주주의 신념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그 기억이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참여자들의 긍정적 인식이 지속되는 흐름이지만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식의 강도 면에서는 변화가 나타난다"면서 "긍정의 강도가 약화된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촛불집회 참여에 대한 자랑스러움의 강도는 소폭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자랑스럽다'는 응답비율이 2019년 65.7%에서 2021년에는 56.2%로 9.5%p 감소했다.

반면에 자랑스럽지 않다는 견해가 5.7%에서 9%로 증가했다. 또 촛불집회가 민주의식을 높였다는 견해에 대해 강한 긍정비율이 2년 전 60.5%에서 51.5%로 줄고, 찬성하는 편이라는 답변이 32.8%에서 40.7%로 증가했다. 촛불 이후 민주주의 수준이나 정치권의 변화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은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촛불집회 참가자 추적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당일 2058명의 집회 참여자들에게 설문을 받았다. 후속조사를 위해 개인 연락처 제공에 동의하는 참여자에 한해 총 990명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았으며, 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2017년 1년차 조사 응답자는 424명, 2019년 3년차 조사 응답자는 405명, 2021년 5년차 조사 응답자는 454명이었다.

2021년 5년차 추적조사 응답자 중 53.7%는 2017년과 2019년에도 응답한 집단인 반면 19.8%는 2017년과 2019년에는 응답하지 않은 집단으로 현장조사 이후 5년차 조사에 처음 응답한 참여자들이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응답하지 않았다가 2021년에 새로 응답한 90명의 참여자들이 이념, 세대, 성별, 참여회수 등에서 특별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분석결과 5년차 조사 응답자들의 특성은 1년차·3년차와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연속적인 성격을 나타냈다.

성별 응답자 구성에서는 2017년에 여성이 약간 많았고 2019년과 2021년에 남성이 약간 많았으나 편차는 모두 5%p 이내였다. 참여 횟수를 보면 2021년 응답자는 2017년이나 2019년에 비해 '1회 참가자'가 늘어났고 5회 이상 참가자는 큰 변화가 없었다. '4회' 참가 응답자가 줄어든 것은 1번, 3번, 5번이 기억하기 쉬운 횟수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1년, 3년, 5년차 응답자의 이념 구성을 보면, 2021년 진보층이 2019년 대비 4.6%p 줄어들고 보수층이 4.0%p 늘었으나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연령 구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1년, 3년, 5년차에 이를수록 20대 이하 연령층의 응답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5년여의 시간 경과에 따라 10대 중후반 연령층의 20대 진입 효과가 있고 정치상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40대 연령층 비중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증가세가 확인된다. 역시 시간 경과에 따라 40대의 50대 유입, 50대의 60대 유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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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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