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평가 따라 긍지 강도 변화

2021-10-08 11:20:53 게재

부정평가자, 자긍심 약화

"민주 가치 지켰나" 평가

5년 전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당시의 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만, 긍지의 강도가 약화되는 흐름이 엿보인다. 특히 촛불항쟁 이후 출범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와 연동돼 촛불집회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에 따라 자긍심의 강도로 달라졌다.

이번 촛불집회 참여자 추적조사에서 촛불집회 참여가 '매우 자랑스럽다'는 응답비율이 2019년 65.7%에서 56.2%로 9.5%p 감소하였다. 대신에 '자랑스런 편이다'라는 응답이 6.2%p 늘어났다. 전체적인 추세에서 자랑스럽다고 여기는 인식은 비슷하지만 강도면에선 소극적 입장이 늘어난 것이다. 어떤 요인이 이런 인식변화에 작용한 것일까.


응답자들을 추적 조사한 패널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 자긍심의 변화이유가 나타난다.

2019년과 2021년 두 번의 조사에서 나타난 응답의 변화에 따라 상승·유지·저하로 재분류했다.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 혹은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라고 응답한 사례 수는 극히 적기 때문에 분석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르면 촛불참여에 대해 2년 전과 같은 정도의 긍지를 느끼는 참여자들이 74.7%, 긍지가 낮아진 비율은 18.9%로 나타났다. 긍지가 상승한 경우는 6.4%다.

촛불이후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촛불집회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자긍심 변화 인식이 달라진다는 단서를 확인했다. 정부가 촛불집회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중에 참여자긍심이 낮아진 사례는 없다. 반면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자 중에 24%가 촛불참여 자긍심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촛불집회 취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응답자 중 47.6%는 촛불집회 참여긍지가 낮아졌다. 이는 촛불참여 긍지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응답비율과 같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이현우 교수는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참여의 가치부여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촛불 덕분에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민주적 국정운영이라는 기대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한 박근혜정부를 탄핵시킨 이후 다음 정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행했을 때 참여가치가 완성된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범 5년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가 촛불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참여자들은 촛불참여의 의미를 이전보다 낮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참가자 추적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당일 2058명의 집회 참여자들에게 설문을 받았다. 후속조사를 위해 개인 연락처 제공에 동의하는 참여자에 한해 총 990명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았으며, 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2017년 1년차 조사 응답자는 424명, 2019년 3년차 조사 응답자는 405명, 2021년 5년차 조사 응답자는 454명이었다.

2021년 5년차 추적조사 응답자 중 53.7%는 2017년과 2019년에도 응답한 집단인 반면 19.8%는 2017년과 2019년에는 응답하지 않은 집단으로 현장조사 이후 5년차 조사에 처음 응답한 참여자들이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응답하지 않았다가 2021년에 새로 응답한 90명의 참여자들이 이념, 세대, 성별, 참여회수 등에서 특별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분석결과 5년차 조사 응답자들의 특성은 1년차·3년차와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연속적인 성격을 나타냈다.

성별 응답자 구성에서는 2017년에 여성이 약간 많았고 2019년과 2021년에 남성이 약간 많았으나 편차는 모두 5%p 이내였다. 참여 횟수를 보면 2021년 응답자는 2017년이나 2019년에 비해 '1회 참가자'가 늘어났고 5회 이상 참가자는 큰 변화가 없었다. '4회' 참가 응답자가 줄어든 것은 1번, 3번, 5번이 기억하기 쉬운 횟수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1년, 3년, 5년차 응답자의 이념 구성을 보면, 2021년 진보층이 2019년 대비 4.6%p 줄어들고 보수층이 4.0%p 늘었으나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연령 구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1년, 3년, 5년차에 이를수록 20대 이하 연령층의 응답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5년여의 시간 경과에 따라 10대 중후반 연령층의 20대 진입 효과가 있고 정치상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40대 연령층 비중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증가세가 확인된다. 역시 시간 경과에 따라 40대의 50대 유입, 50대의 60대 유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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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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