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플레이션 비상 … 러-우크라 전쟁 여파

2022-03-11 11:16:29 게재

미국, 물가 상승률 7.9%

ECB, 채권매입속도 가속

한은, 물가전망 상향 예상

미국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대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ECB(유럽중앙은행)는 채권매입속도를 가속화하고,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원자재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9% 올라 1982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대비 기준으로도 0.8%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역시 6.4%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물가 상승은 휘발유, 식료품, 아파트 월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보다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이 2월 말이라는 점에서 이번 통계에는 전쟁으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일부밖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며 앞으로 보다 많은 부문에서 가격 상승 징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ECB(유럽중앙은행)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면서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순자산매입은 3분기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APP 종료 시기를 명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벗어났다. 이는 ECB가 그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국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식료품 가격 상승세 지속 등 상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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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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