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국내 기업 복합위기 대응나서

2022-06-20 11:30:42 게재

미 경제학자 "12개월 안 올 확률 44%"

삼성·SK·현대차 등 잇따라 전략회의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와 최고경영자(CEO)는 1년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한국기업은 각 그룹별로 비상경영체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위축, 환율 변동 등 복합위기에 처해 있어서다.

20일 재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경기가 경기침체에 진입했거나 직전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0.75%p 금리인상 직후인 16~17일 경제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앞으로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한 답변 평균치가 44%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7년 12월 38%,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20년 2월 26%로 모두 지금보다 낮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에 앞서 글로벌 CEO들의 경기침체 예상을 보도했다.

최근 컨퍼런스보드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0% 이상은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 앞으로 12~18개월 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에 22% CEO만이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데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잇따라 전략회의를 개최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부터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이 참석하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부문별로 개최한다. 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오는 21∼23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27∼29일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차례로 연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이 회의에서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현재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와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등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최태원 회장과 그룹 주요 임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SK의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 신사업 모색 방법론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도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마련에 착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7월 한국에서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어 권역별 전략과 전체 전략을 점검한다.

LG그룹은 이미 지난달 30일부터 구광모 회장 주재로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열고 있다.롯데그룹은 다음 달 중순에 신동빈 회장이 주재하고 주요 사장단이 참석하는 가치창조회의를 갖는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복합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위기 대응 방책을 세우고 정부는 공급망 활로를 뚫고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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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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