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평

해외로 발 넓히는 중국 인터넷문학

2022-09-08 11:21:30 게재
위시엔롱 상하이외국어대 교수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중국 웹 소설(인터넷문학)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만편 이상의 중국 인터넷문학 작품이 40여개 이상 국가와 지역에 수출되었으며 해외 독서 플랫폼 이용자는 1억명이 넘는다.

중국 인터넷문학 영문 번역 사이트인 우시아월드(wuxia world)와 그래비티 테일(gravity tales)의 월간 이용자는 수백만명에 이른다. 이들 플랫폼은 인터넷문학 번역만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양질의 번역은 물론이고 업데이트되는 속도가 빨라 해외 독자들은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질 좋은 콘텐츠와 번역, 유통의 빠른 속도가 중국 인터넷문학 인기를 만들어낸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인터넷문학은 이제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가 되었고 전세계에 중국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인터넷과 Z세대(13~27세) 소비성향이 인터넷문학 시장을 주도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로맨스와 무협소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마니아층이 형성되었다. 이런 소설을 각색한 영화와 TV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2009년 발표된 판타지소설 '판롱'(盤龍)은 주인공이 오래된 집에서 우연히 반지를 찾아 몽환적인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소설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로 부상

인터넷 플랫폼은 인터넷문학 창작에 많은 편의를 제공한다. 전통 문학창작에 비해 문턱이 낮아 많은 작가들이 겸직하고 있다. 또한 독자는 언제든지 창작자와 교류할 수 있으며 독자의 독서량과 토론 열기가 작품의 수입을 결정한다. 중국어와 외국어에 능통한 사용자들은 작품을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하고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Z세대는 다문화적 속성이 강해 외국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도 보다 쉽게 수용한다. 인터넷 번역 소프트웨어는 중국 인터넷문학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걸림돌을 제거하고 있다. 많은 온라인 플랫폼은 인터넷문학을 출시할 때 중국어와 외국어 버전을 동시에 출시한다. 중국에서 인터넷문학과 맞물려 발전한 영상물도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문학의 해외 진출에는 여전히 많은 장애물이 있다. 저작권과 수익분배 문제다. 저작권 관련 규정이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어 저작권 보호에 대한 논란이 발생한다. 온라인 플랫폼과 창작자, 번역가 사이의 이익배분에 대한 규정도 불완전해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술 판타지 로맨스와 같은 내용에 집중되어 문학적 종류의 한계가 있다. 현재 해외시장의 창작자와 이용자 대부분이 동남아와 북미에 집중되어 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해외 독자들에게 인정받고 그들을 흡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확장할 지가 과제가 될 것이다. 번역의 정확성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 인터넷문학의 해외 진출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 문화는 특별한 매력과 문화적 디테일이 있다. 무술과 판타지 문화 상징은 여전히 특정 팬덤에게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방대한 역사 이야기를 인터넷문학으로 접한다는 것은 신선하다. 중국 인터넷문학 특유의 서사적인 맥락과 액션은 해외 독자들이 그 세계에 몰입하게 만든다.

인터넷문학이 이끄는 영상 애니메이션 문화 창작 및 관광 등과 관련된 산업의 발전은 긍정적인 순환 동력을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의 영화·TV드라마와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성장 궤도는 중국이 참고할 만하다.

한중 간 새로운 협력분야로 등장

인터넷문학의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와 요소들이 서로 다른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어낸다. 미래에 웹3.0 관련 기술과 플랫폼이 성숙되면 다른 차원과 분야 사이의 장벽이 제거되고 현실과 가상이 어우러진 판타지 세계가 도래할 것이다.

최근 몇년 간 한국의 인터넷문학 창작도 눈부시게 발전해왔다. 한국 인터넷문학 시장 규모는 6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카카오가 간접적으로 인수한 우시아월드(wuxia world)는 중국계 미국인이 설립해 중국 무협문학을 최초로 소개했으며 세계 최대의 무협·판타지소설 플랫폼 중 하나가 되었다. 인터넷문학의 국제화와 다양한 발전은 대세이며 한중 간 새로운 협력분야로 등장하고 있다.

위시엔롱 상하이외국어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