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 늦어지면 고물가 통제 더 어려워져

2022-10-19 11:17:15 게재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 '시급' … 국가적 지원 필요

신재생에너지 투자 … 배출권거래제 실효성 높여야

유럽연합(EU)과 미국의 탄소통상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제조업과 수출중심의 한국 경제의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거세졌다. 현재의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탄소중립을 추진할 경우,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 기업 경쟁력 개선 등을 통한 경제성장 효과가 더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 전환은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범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제성장률 '-1.5%p'까지 둔화 = 19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수정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고물가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추진하면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지나치다"며 "오히려 탄소중립 정책이 늦어질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통화정책 효과가 제한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물가를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IMF의 연구 결과 탄소중립 정책을 실시하는 동안 전 세계의 성장률 둔화는 2030년까지 연간 0.15 ~ 0.25%p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책 도입이 지연될 경우 미래에 더 높은 세율의 탄소세가 부과되어 성장을 저해하며 성장률은 -1.5%p까지 둔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IMF는 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25%를 감축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불가피하게 전환 비용이 발생하지만 기후변화 억제를 통한 혜택이 장기적으로 클 것"이라며 "적절한 정책이 즉시 입안되고 향후 8년간 점진적으로 정책이 추진되어야 전환비용이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의 전환은 개별 기업 혹은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범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철강, 석유화학, 제조업, 유통업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의 비중이 높아 경제적, 사회적 비용 발생이 많다"며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의 전환은 개별 기업 혹은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범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1위의 CO2 배출국인 중국도 더디지만 탄소중립을 시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 무역비중이 높은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 상승 및 수급 차질 리스크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탄소중립을 위해 관련 투자 및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하며 에너지집약도 효과와 탄소집약도 효과를 더 줄이기 위한 방안과 발전(신재생에너지), 제조업(산업구조 개편), 교통(신에너지차) 및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조업 온실가스 배출량 실질 감축 필요 = 향후 탈탄소 경제로 전환을 위해서는 제조업 배출량의 실질적 감축이 중요하다며 현재 제도 정착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현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강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로 대표되는 국내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실질적 영향을 고려해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감축목표 설정 및 배출권 할당 시 에너지사용량 및 배출량과 관련된 다양한 지표를 토대로 세분화된 최적가용기법을 고려함으로써 제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배출권거래제는 제3차 계획(2021~25년)이 시행 중이나, 2021년 10월에 발표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별 할당목표는 2020년 말에 설정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 연구원은 "제3차 계획기간 내에 업체별 할당목표 수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할당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고, 업종 내 최적가용기법을 감안한 BM 계수 설정방식의 도입·확대를 통해 제도대상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대상업체들의 온실가스 감축부담이 제도권 밖의 저배출업체로 전가되는 부분을 면밀히 파악해 오염자부담원칙(polluter-pays principle)이 적절히 준수되도록 운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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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늦어지면 세계 성장률 -1.5%p까지 둔화"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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