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중단한 여야 "사고 수습 집중"

2022-11-01 11:30:07 게재

국민의힘, 재난기본법 개정 추진

민주, 의총서 참사 수습책 논의

대통령실 국감, 애도기간 후로 연기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진 후 사흘째 되는 1일도 정치권은 추모와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여야는 참사 직후부터 국가 애도 기간만이라도 정쟁을 삼가자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에 따라 여야는 국가애도기간 중으로 예정돼 있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를 연기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각각 검토중이다. 1일에도 전날 여야 지도부의 분향소 조문에 이어 정치권 조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1일 여야는 참사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은 물론 이번 사고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국민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고수습에 집중할 때"라며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사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거기에 국가역량을 모을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도 같이 마음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회의에서 "지금은 여야 관계없이 사고 수습과 국민들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시간"이라며 "민주당도 초당적인 협력을 말씀하셨다시피 정치권이 해야 하는 필요한 입법 마련 등을 위해 여야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 마련에도 발빠르게 나서는 모습이다. 성 의장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면서 "또한 정부 당국은 다수 군중 밀집 시에 대한 대응 매뉴얼과 지진, 화재, 건설현장, 화학공장, 산업시설 등 안전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국가 애도 기간 직후 입법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 협의를 열 계획이다.

민주당도 '근조 모드'를 이어가면서 이번 참사 관련 수습대책을 당 차원에서 논의중이다. 민주당은 1일 의원총회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민생 현안과 관련한 법안을 당론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감사원법 개정안을 추진중이었지만 정쟁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의 계획을 미뤘다. 의원총회를 마친 후에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의원단이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이런 정치권의 근조 분위기에 힘입어 여야는 전날 대통령실 국정감사를 당초 11월 3일에서 닷새 뒤인 8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실이 사고 수습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만큼 부담을 덜 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국감에선 불가피하게 윤석열 대통령 관련 정치적 쟁점을 다뤄야 하는데 자칫하면 추모와 애도 분위기를 망치고 국민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각 당 의원들도 정치활동을 자제하는 중이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일로 예정됐던 토론회를 연기하는 등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 토론회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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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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