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전편 3

탄소중립 달성 위해 선순환 경제구조 확립 시급

2023-05-25 12:25:53 게재

환경표지·환경성적표지 인증으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 유도 … 해외 수출 등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가격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제품에 제대로 반영되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게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혹은 저탄소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도록 가격 등에서 이점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자연히 기업들은 저탄소 상품 등에 주력을 하게 된다. 이른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는 것이다.


25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표지 인증제도와 환경성적표지 인증제도를 통해 녹색소비와 기업의 자발적 환경개선을 유도하고 나아가 녹색 기반의 경제 구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환경표지·환경성적표지 인증제도는 친환경 제품을 인증하거나 제품 전과정에 대한 환경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다.

환경표지 인증제도는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환경성'(재료와 제품을 제조·소비·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오염물질배출 수준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개선한 제품에 친환경 마크를 부여한다. 환경표지인증제도를 받은 기업은 5002개사, 1만9430개 제품(올해 4월 기준)이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제도란 소비자의 환경을 고려하는 구매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품에 대한 정확한 환경영향을 쉽고 투명하게 공개, 잠재적으로 시장주도의 지속적인 환경개선을 유도하는 제도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제도 중 저탄소제품은 동종 제품군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거나, 기존 인증제품 대비 온실가스 감축량이 우수한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2001년 제도 시행 이후 총 1064개 제품이 저탄소 인증을 취득했다. 저탄소제품 인증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약 1776만톤이나 된다. 이는 서울시 약 27배 면적의 소나무가 1년간 흡수하는 온실가스 양과 같다.

◆LCI DB 국제 통용성 확보 노력 중 = 이러한 제도들은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유럽연합(EU)은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전환기간 개시)한다. CBAM의 기본적인 구조는 큰 틀에서 다음과 같다. EU의 수입업자는 CBAM 기구에 사업자 등록 뒤 해당 품목의 탄소배출량을 매년 신고한다. 이 배출량에 근거해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이때 지불하는 CBAM 인증서 가격은 EU-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TS) 경매가격과 연동되는 구조다.

ETS란 온실가스 배출자가 배출량에 비례해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을 발행하고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서 정부에 제출한다. 기업(할당업체)마다 감축 목표량이 있고 목표량만큼 감축하지 못하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에게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게다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청정구매법 시행 등 전과정평가(LCA)와 탄소 무역규제를 연동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탄소 가격 중요도가 전세계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록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제대로 된 탄소 배출량 측정 및 데이터 검증 시스템 구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성적표지 제도를 통해 국내 기업이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기관과의 상호인정 체계 구축, 환경성적표지 작성 지침 및 환경성평가목록 데이터베이스(LCI DB) 국제 통용성 확보 등을 추진 중이다.

LCI DB란 제품에 대한 환경성적을 산정하는 데 필요한 기초 데이터다. 기업들이 LCA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LCA는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뿐 아니라 유통·사용·폐기·재활용 등 제품의 전 생애주기를 통틀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법이다.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등 기업 지원 강화 = 25일 최흥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보다 많은 기업이 친환경, 저탄소 인증 취득을 통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5~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에 환경표지와 환경성적표지(저탄소제품) 인증을 취득한 기업들의 홍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는 환경표지 인증기업은 △어스그린코리아(조경 시설물) △스타스테크(제설제) △경동나비엔(콘텐싱보일러) 등이다. 이들 기업의 제품이나 정보는 벡스코 제2전시장의 환경산업기술원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1전시장에는 환경성적표지 홍보관을 별도로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포스코퓨처엠(양극재) △무림P&P(저탄소 제지) 등이 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볼 수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박람회에서 일대일 상담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표지와 환경성적표지 인증제품 외에도 우크라이나 재건에 도움이 될 수질 정화, 폐기물 재활용 등 환경 기술들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라며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 우수한 환경기술과 인증제품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표지·환경성적표지 인증제도를 통해 녹색소비를 활성화하고 기업들의 친환경 인증 참여를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내 인증제도의 해외 인지도가 낮아 인증제품에 대한 수출 수요가 없는 기업이 해외 수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도 제도 홍보를 강화 중이다. 또한 주요 수출국 인증과 상호인정협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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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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