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육상생태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2023-06-12 10:43:22 게재

지구 생명체 대부분 '탄소고정'

인간문명만 온실가스 내뿜어

현생대 지구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0%가 인간문명 때문에 발생한다. 1751년 이래 화석연료 소비와 시멘트 생산으로 대기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 총량은 대략 2700억(탄소환산)톤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1970년대 중반 이후에 배출됐다.

새만금 수라갯벌의 '흰발농게'│갑각류들은 자라면서 많은 양의 탄소를 딱딱한 몸 표면에 저장한다. 게나 조개 껍데기에 포집된 탄소는 생물체가 죽은 후에도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 사진 다큐멘터리 '수라' 제작진 제공


미국 러시아 한국 등은 1인당 연간 1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전세계 평균으로 보면 사람 1명이 연간 약 1톤의 탄소를 배출한다. 2023년 현재 전세계 인류는 80억명이니 연간 약 80억톤의 탄소를 대기중에 배출한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50% 정도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나머지 50% 는 심해로 가라앉거나(탄소격리), 식물들이 광합성(탄소동화작용)으로 흡수한다. 해양으로 녹아드는 이산화탄소량은 연간 19억톤, 육상생태계로 흡수되는 이산화탄소량은 14억톤 가량으로 추산된다.

대기 중에서 해양으로 흡수되는 탄소는 주로 탄산염 형태로 변환되어 녹아든다. 탄산염으로 변환된 탄소는 식물성 플라크톤의 광합성을 통해 유기탄소로 전환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동물성 플랑크톤과 해양 생물체의 먹이사슬을 통해 이동한다.

해양 생물체가 썩으면 탄산칼슘 형태로 전환되고 심해로 침전돼 탄소 퇴적물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석회암'은 지구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포집하고 있는 물질이다.

지구상 물질별 탄소량을 100조톤 단위로 보면 △대기(공기) 0.023 △생물 및 그 사체 0.145 △화석자원 0.27 △물(바닷물과 민물) 1.30 △퇴적암 중 유기탄소 250 △석회암(탄산염) 1600 순이다. 암석 형태로 존재하는 탄소가 지구 전체 탄소량의 99.9%를 차지한다.

'크릴'(Euphausia superba)은 새우와 닮은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남극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생물이다. 크릴이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싼 똥은 깊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엄청난 양의 탄소를 가둔다.

화학원소나 분자가 지구의 생물권과 비생물권(암석권 대기권 수권)을 통해 움직이는 현상을 '생물지구화학적 순환'(生物地球化學的 循環·생지화학적 순환)이라고 한다. 크릴은 지구의 생지화학적 순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문명이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화석연료 연소'와 '산림벌채' 두가지다. 산림벌채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산림 표면의 흙에 함유된 유기물이 산화되면서 배출된다.

산림의 표토는 마른 잎이나 쓰러진 나무들이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서 생긴 토양층이다. 여기엔 많은 유기물과 토양생물이 들어있다. 나무가 있을 때에는 햇빛이 잘 닿지 않고 유기물은 박테리아에 의해 천천히 분해돼 숲에 영양분을 제공한다.

숲이 사라지면 숲 바닥이 햇빛에 노출되고 유기물 분해 속도가 빨라져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공기중에 내뿜게 된다. △열대우림 벌채 △대규모 산불 등이 주 원인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안동 임하호 산불, 동해 옥계산불, 속초산불, 울진산불 등 대규모 산불피해지 전체가 모두베기 벌목으로 문제가 됐다.

산불피해지 벌목은 홍수 등의 2차 교란요인이 오면 토양이 싹 쓸려나가게 만든다. 토양이 쓸려나가면 토양탄소든 뭐든 아무 것도 남아나지 않는다. 산불피해지가 수질오염원,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한다.

2021년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산불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모델링한 결과, 탄소 손실의 88%가 토양 상층부 1m에서 발생했다.

["탄소중립 실전편" 연재기사]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남준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