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번 기록적 폭염, 매년 발생할 수도

2023-07-24 11:00:40 게재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 뿜으면 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나

전세계 곳곳이 유례없는 폭염에 시달린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게다가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폭염일수가 최대 9배 늘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적응과 감축 정책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24일 기상청의 '우리나라 109년(1912~2020년) 기후변화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9년 동안 폭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간은 최근 10년이다. 또한 폭염일수는 최근 30년(1991~2020년) 대비 최근 10년(2011~2020년)새 2.8일 증가했다.

폭염주의보,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광화문광장 |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6월 19일 오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광장의 모습. 사진 속 높은 온도는 붉은색으로, 낮은 온도는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열대야 일수 역시 연간 0.11일씩 늘었다. 지난 30년(1981~2010년) 대비 최근 30년새 3.5일 증가했다. 폭염일수는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연중일수다. 열대야일수는 하루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의 연중일수다.

덩달아 열사병·탈진·실신 등 온열질환자 수도 늘었다. 질병관리청의 '2022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온열질환자는 1564명이다. 이는 2021년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물론 이는 전국의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중 자발적 참여를 통해 수집된 신고 자료로 온열질환 발생 전체를 뜻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 발생 경향을 살펴보기에는 무리가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4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384명으로, 태풍 홍수 등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았다. 1926년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04명, 2006년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는 844명 등이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대기과학연구소(NCAR)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별다른 저감 대책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RCP 8.5) 2061년 이후 여름은 전세계 지역의 80%가 1920~2014년 나타났던 최고의 폭염보다도 더 더울 전망이다. 2060년대부터 요즘 같으면 수십년이나 100년에 한번 나타나는 기록적인 폭염이 매년 여름철마다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의 '2022 남한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 우리나라의 폭염일수는 최대 9배(고탄소 시나리오 SSP5-8.5)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최소 15.4일에서 최대 70.7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평가보고서(AR6)의 최신 온실가스 경로(SSP)에 따라 산출된 신규 남한상세 기후변화 시나리오 4종(SSP1-2.6, SSP2-4.5, SSP3-7.0, SSP5-8.5) 등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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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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