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장관 임명 … 갈림길 선 윤 대통령 리더십

2023-10-10 11:58:06 게재

선거 이기면 김행 장관 임명 '순풍' … 리더십 강화 기회

15%p이상 지면 장관 임명도 '역풍' … '총선 위기론'에 흔들

여당 중진 "참패? 21대 총선 망령 살아나, 쇄신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조만간 김행 여성가족부장관 임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두 이슈의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 리더십도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이기고, 장관 임명에 대한 여론 반응이 긍정적이면 윤 대통령 리더십은 순풍을 탈 수 있다. 반면 선거에서 크게 지면서 장관 임명이 여론의 역풍을 부른다면 윤 대통령 리더십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11일 강서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말 그대로 총력태세다. 전국 226개 기초단체장 중 한 석에 불과하지만,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내년 총선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이 높다. 강서구청장 선거의 승패와 격차에 따라 향후 정국이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다.

국기에 경례하는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원식 국방부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임명했다. 신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18번째 사례다. 윤 대통령은 김행 여가부장관 임명을 앞두고 있다. 야당은 "김 여가부장관 후보자는 장관이 아니라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될 사람이다. 윤 대통령은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11일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이기면 윤 대통령이 곧바로 김행 여가부장관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 애당초 여당에게 험지로 꼽힌 강서구에서 이긴다면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수도권 민심의 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민심의 지지에 힘입어 개각을 완성할 수 있다. 윤 대통령 리더십은 한층 강화되면서 내년 총선을 주도할 힘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큰 차이로 패한다면 윤 대통령은 중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여당 중진의원은 9일 "(여권에서) 선거를 낙관하는 사람은 안 보인다. 10%p 이하로 진다면 그나마 큰 혼란 없이 넘어가겠지만 15%p 이상 격차가 난다면 21대 총선 수도권 참패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여권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큰 차이로 패하면 지금껏 무소불위로 통하던 윤 대통령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선거에서 참패했는데도 윤 대통령이 김행 여가부장관 임명을 강행한다면 여론의 역풍은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 여당 중진의원은 "(윤 대통령이) 자꾸 힘자랑 하다가 총선에서 여론에 혼쭐이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참패하면 여권 내부로부터 쇄신 요구가 쏟아질 전망이다. '총선 위기론'이 커진만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것이란 얘기다.

여당 중진의원은 "선거에서 참패해도 현직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기 때문에 (김기현) 대표가 대신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최소한 선거를 주도한 당직자들에 대한 인적쇄신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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