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녹취록' 허위보도 의혹 압수수색

2023-10-12 11:15:11 게재

검찰 '대선개입 여론조작' 수사 확대 … 야당 보좌관도 수사대상에

지난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허위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또 다른 허위보도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와 JTBC의 '윤석열 커피' 보도에 이어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검찰 '대선 허위보도 의혹' 민주당 김병욱 보좌관 압수수색│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인 최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위해 11일 국회 의원회관 김병욱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전날 온라인상에서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인터넷매체 A사의 사무실과 대표 허 모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보좌관 최 모씨, 민주당 국회 정책연구위원인 김 모씨의 국회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이 공모해 대선을 1주일여 앞둔 지난해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브로커'인 조우형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허씨는 조씨의 사촌 형이자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처남인 이 모씨와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보도에는 이씨가 "김 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을 했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허씨는 이어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쓴 건 신의 한수였다"고 한 이씨의 발언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조씨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이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니라 최 보좌관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보좌관과 이씨 사이에 오간 대화가 최 전 중수부장과의 대화로 둔갑해 보도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들을 당시 유력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허위보도했다고 의심하고 이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허위보도 의혹 관련 민주당 인사가 수사대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최씨는 지난 대선에서 김 의원이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실무팀장이었고, 김씨는 역시 김 의원이 단장을 맡았던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에서 조사팀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마친 뒤 허씨 등을 불러 녹취록 입수 및 보도 경위, 최씨 등과의 공모관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언론과 통화에서 "허재현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보도를 보고 처음 인지했다"며 "모르는 사람이고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허씨도 압수수색 직후 기자들에게 최씨, 김씨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며 공모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신뢰할 만한, 적절한 취재 방식을 거쳐 확인해 보도한 것"이라며 "최 전 중수부장에게 반론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어 보도했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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