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경제·안보 위험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2023-10-12 11:11:09 게재

"작은 외부 충격에도 한꺼번에 위기 빠질 수 있어"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테러행위" 규탄 … 가치 외교 시험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충돌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안보 점검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11일 긴급 개최한 회의에서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선제적 관리를 강조했다.

빌 캐시디 미국 상원의원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하며 빌 캐시디 연방상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하마스 무장세력의 테러행위를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미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여러 국가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사안인 만큼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중동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에너지 안보, 공급망 문제 등 국제사회가 처해 있는 위기에 대한 취약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아서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또 "모든 관계 부처는 논의되는 사안을 토대로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우리 국민이 조금이라도 피해를 보거나 위험에 빠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 주기 바란다"며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경제·안보적 함의를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해서 지속적으로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현대의 복합적인 상호의존 환경에서는 작은 외부 충격에도 안보와 경제가 한꺼번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국내외 안보·경제 동향과 이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하마스 규탄은 그동안 강조해 온 '가치 외교'의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하마스의 기습 침입 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도 하마스를 규탄하고 나선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열린 10일 국무회의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라고 지칭했다가 11일에는 비판 대상을 하마스로 확실하게 규정한 것도 눈에 띈다.

대통령실은 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하마스 무장세력에 의한 민간인 무차별 살상과 인질 사태를 국제인도법을 명백히 위반한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사태 해결 및 평화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 내 우리 재외국민의 안전 상황과 단기 체류자들의 귀국 대피 현황을 점검하고, 우리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진 외교부·신원식 국방부·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김대기 비서실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 6명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하마스의 공격을 비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미 상원의원 대표단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무차별적 공격을 규탄하고 이번 사태가 조속히 종식되어 역내 긴장이 완화되고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자는 데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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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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