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팔 두 국가 해법' 적극 모색하나

2023-11-03 10:32:27 게재

블링컨 이스라엘 방문 관심

NSC "휴전 자체는 반대"

중동문제 해결을 위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인도주의적 교전중지와 두 국가 해법을 동시에 언급해 실현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2일 이스라엘로 출발하기 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현재 당일(분쟁)에 집중하고 있지만 (분쟁) 이후(day after)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인도주의적 구호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지만 향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장기적인 해법도 함께 모색한다는 의미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에 방문하는 이스라엘과 요르단 정부와의 대화에서 "두 사람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국가"를 앞으로 어떻게 달성할지를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안전하고 민주적인 유대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이 가질 자격이 있는 국가를 보장하는 최선의, 어쩌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워 이스라엘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리는 최근 며칠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이 행동(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의 가장 큰 타격을 계속 받는 것을 봐왔다"며 "미국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은 자국을 방어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행동할 권리뿐 아니라 그럴 의무가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그 어느 국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 누구도 자국 민간인 학살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기습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대규모 민간인 학살로 이어지고 있는데 대한 국제여론 악화를 의식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여전하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이 분쟁이 확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데 단호하다"며 이스라엘 및 역내 파트너들과 확전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 일간지들은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방문에서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에 인도주의 차원의 교전 중지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고위당국자는 일련의 교전 중지를 통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고 인질을 석방하는 게 원활하도록 할 것이며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하는 여러 제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질을 석방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교전 "중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백악관은 일시적 교전 중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면적 휴전과는 다르며, 휴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를 말할 때 그것은 특정 목표를 위해 제한적 시간 동안 일시적이며 국지적으로 교전을 중지하는 것"이라면서 "매 교전 중지는 각각 개별적으로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휴전 문제와 관련 "일반적 휴전은 전선 및 전장 내에서 모든 전투와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인데 우리는 현시점에서 일반적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밝힌 대로 일반적 휴전은 하마스에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가자지구 난민 캠프가 이스라엘의 적법한 공격 목표였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이스라엘에 할 질문"이라면서 "나는 적법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면서 비껴갔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이 작전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이스라엘 작전이 민간인 피해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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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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