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1·2인가구 중심으로

2023-11-17 10:52:52 게재

3~4인 위주 기존모델 변경

신규택지 중심 공급 변화

서울시가 급변하는 인구구조에 발맞춰 공공주택 기본 모델을 바꾼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미래 서울형 공공주택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저출산 심화와 고령인구 증가로 1~2인가구가 늘면서 기존 3~4인가구 중심 공급 방안에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용역도 추진한다. 용역 명칭은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공공주택 공급전략 수립'이다. 서울시의 미래 공공주택 모델 개발은 세 가닥으로 나뉜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골드빌리지,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를 위한 '엄마아빠행복타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안심 기숙사' 등이다. 이밖에 장거리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주근접형 임대주택도 검토 대상이다. 또 공공주택을 지을 때 고령자·비친족 동거·자녀양육 가구를 위한 특화평면을 설계하는 것도 검토한다.

각종 지표에 따르면 서울은 현재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구구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반면 아기 울음소리는 점점 더 듣기 힘들어졌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59명이다. 세계 최저 수준인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심각한 상태다.

인구구조 변화는 가구구조 변화로 이어졌다. 비혼·이혼 등이 늘어나면서 1~2인가구가 급속히 늘었다. 1인가구는 2010년 85만4600가구에서 2021년 148만9900가구로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2인가구 역시 78만1500가구에서 105만6300가구로 35% 늘었다. 여기에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동거 형태 거주 유형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3~4인가구 중심의 기존 주택모델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시는 주택공급 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택지가 고갈돼 건설형 공공주택 사업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새로운 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건축·재개발은 물론 청년안심주택, 역세권장기전세주택사업 등 각 사업별로 공공주택을 어떻게 확보하고 공급할지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노후임대주택단지를 재정비하는 방안도 주요한 공급 루트로 꼽힌다.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1989~2005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다가오는 공공임대아파트가 서울에만 34개 단지 5만145가구에 달한다. 공공성을 감안해 파격적인 용적률을 적용하면 해당 단지 재건축을 통해 2배 이상의 공공임대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신규 택지가 매우 부족한 만큼 기존 전략을 바꿔 안정적으로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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