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췄다 … 이번엔 소방통신망

2023-11-28 10:50:33 게재

출동차 내비게이션 마비

KT 전산망에 장애 발생

국가 전산·통신망 먹통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엔 소방통신망이 멈췄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8시쯤 장애가 발생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KT 전용 롱텀에볼루션(LTE)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MDT 서비스가 중단됐다. MDT는 자동차동태관리시스템을 말하며 소방 출동차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화재나 구급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서울 시내 25개 소방서와 소방차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소방대원들은 휴대전화와 앱을 이용해 신고 위치를 일일이 파악하며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장애 발생 이후 서울종합방재센터 내 통신장비와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당국은 통신사인 KT에 확인을 요청했고 그제서야 장비 이상을 파악하고 복구에 나섰다. MDT 서비스는 이날 오전 9시 37분쯤 정상화됐다. KT 관계자는 "서울 소방방재센터에 제공하는 인터넷 회선이 유지관리 작업 도중 발생한 오류로 일시 중단됐다"며 "긴급복구했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대 다른 지역 재난본부 MDT 서비스는 정상 작동했다. 지역 재난본부마다 사용하는 LTE망 회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MDT 서비스는 복구됐지만 지난 17일 전국 지방행정 전산망 마비 이후 국가 전산·통신망 먹통 사태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주민등록시스템 서버에 문제가 생겨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업무가 지연됐고 하루 뒤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조달청 '나라장터' 서이트가 해킹에 노출돼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24일에는 조폐공사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25일 지방행정 전산서비스 장애 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해킹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심상치 않은 연쇄 먹통사태에 대해 해킹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행안부는 전산망 장애가 잇따르자 근본적인 장애원인 점검에 나서는 한편 전산망 마비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시하고 사고발생 대비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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