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필수품목 늘리려면 가맹점주와 사전 협의 의무화

2023-12-04 10:57:47 게재

공정위, 시행령 입법예고

위반시 시정조치·과징금

앞으로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늘리는 등 거래 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면 반드시 점주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달 15일까지 입법예고했다.

필수품목은 가맹본부가 브랜드의 동일성 유지 등을 위해 반드시 본부가 지정한 사업자로부터 구매하도록 강제한 품목을 말한다. 이를 두고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에 과도한 유통마진을 붙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거래상 유리한 지위인 가맹본부가 점주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빼가는 '갑질'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을 없애기 위해 공정위는 필수품목을 늘리거나 가격과 품목의 품질·수량 조정 등 거래 조건을 점주에게 불리하게 바꿀 경우 가맹본부에 점주와의 협의 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가맹본부가 너무 많은 품목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일방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것이 가맹점주들을 어렵게 하는 주된 원인이라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협의 절차는 가맹계약서 필수기재사항에 포함되며 기존의 점주 계약서에도 해당 내용을 포함하도록 해 기존 계약과 신규·갱신 계약이 차별받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가맹본부가 이런 의무를 위반해 임의로 필수품목을 확대하거나 불합리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 시정조치,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된다. 공정위는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갑질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점주가 가맹본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이런 내용의 제도 개선으로는 필수품목 갑질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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