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지원 늘어난다

2023-12-07 10:40:55 게재

국회, 지역신보 법정출연율 인상 추진

지역신보 보증여력 확대, 소상공인 숨통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보증 능력이 강화된다. 막혀있던 소상공인 대출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7일 지역신보와 국회에 따르면 지역신보에 대한 은행의 법정출연금을 인상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법정출연금은 금융회사가 보증기관에 매월 출연하는 금액이다. 출연금이 늘어나면 보증기관은 보증 여력이 늘어나 신용이 부족한 소상공인 대출을 늘릴 수 있다. 금융회사는 신용보증서 담보대출을 통해 위험 부담을 낮추고 대출을 통해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정출연금은 금융회사가 누리는 편익에 따른 비용 부담금 성격을 갖는다.


◆전체 보증액 중 지역신보 비중 34% = 현재 은행 등 금융회사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에 따라 0.04%의 법정출연금을 지역신보에 내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지역신보들의 보증공급 및 보증잔액이 크게 증가했다. 더구나 현행법상 지역신보는 중앙의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법정출연율을 적용받고 있다.

우리나라 보증기관별 법정 출연율 현황에서 실상이 나타난다. 은행권의 지역신보에 대한 출연율은 0.04%에 불과한 반면 신용보증기금은 0.225%, 기술보증기금은 0.135% 규모다. 3배에서 6배까지 차이가 나는 셈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지역별로 운영되는 지역신보의 소상공인 지키미 역할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우리나라 전체 보증기관의 보증 잔액에서 지역신보의 비중이 확인된다. 전체 보증액을 100으로 놓았을 때 지역신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34.4%에 달한다. 신용보증기금(45.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술보증기금(19.8%) 비중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지역신보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금융회사의 총 출연금은 약 3조원이고 지역신보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금이 5조4000억원이다"면서 "금융회사가 지역신보 출연을 통해 얻은 수익이 2조4000억원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은행·금융당국 반대 걸림돌 =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과 이동주 의원이 개정 발의한 법안이 상정돼 있다. 여야간 이견이 없어 상임위는 이미 통과했고 본회의 상정 마지막 단계인 법사위까지 올라가 있다. 개정 법안은 현행 0.04%인 출연율을 0.08%에서 최대 0.3%까지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출연율이 최소 2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오르게 된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시행령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달렸지만 0.09%로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0.1%는 넘기지 않겠다는 정부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지역신보 관계자들 사이에선 2배 인상에 그치는 건 아쉽지만 막힌 물꼬를 튼다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진전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은행권의 반발, 이를 반영한 금융당국 입장은 여전히 지역신보에 대한 법정출연율 인상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여야간 정쟁으로 국회가 공전하는 것도 문제다. 국회가 제때 열리지 못하면 애써 만든 법안도 무용지물이 된다.

김경만 의원은 "은행의 사회공헌을 바라는 게 아니라 수익자부담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10년간 지역신보 출연으로 2조4000억원이나 수익을 낸 은행들이 소상공인이 어려운 지금 출연금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주 의원은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상대로 상생금융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제도화를 통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은행의 소상공인 보증기관에 대한 출연요율이 상향되면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포용적 금융조치를 더욱 선제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