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송영길 검찰 출석

2023-12-08 11:18:14 게재

"정치적 보복수사" 검찰 비판 … 검찰, 200쪽 질문지 준비해 의혹 확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4월 돈봉투 의혹 수사가 시작된 지 약 8개월만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송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5월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포함해 9400만원이 당내 살포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외곽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조달하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청탁 댓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심도 받는다.

이날 오전 검찰청사에 도착한 송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자신에 대해 '정치적 기획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정당 내부 잔치인 2년 전 전당대회 일을 가지고 특수부 검사가 인지 수사해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시킨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말한 대로 한 사람을 찍어놓고 주변 사람을 1년 열두 달 계속 뒤지는 수사는 정치보복 수사"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돈봉투 자금을 조달한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가 "송 전 대표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것에 대해 그는 "상식적으로 당선돼서 선대위 해단식을 하는데 제가 하는 말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이지 '유감입니다'하고 다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인허가 로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돈 4000만원에 저의 직무적 양심을 팔아먹을 정도로 정치활동을 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총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돈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조달 의혹 등에 확인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는 앞서 "검찰에 출석하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수사 전에는 나에게 한마디로 묻지 말라 묻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송 전 대표는 기본적인 인적사항 외에는 묵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사는 조서열람까지 포함해 이날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검찰은 조사를 마친 후 혐의에 대한 송 전 대표의 입장, 조사 태도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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