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류장에 온열의자 설치

2023-12-11 10:36:36 게재

중앙차로 정류장까지 확대

교통복지 사각지대 해소

서울시가 시내버스 정류장 온열의자 설치를 대폭 확대한다.

온열의자는 자치구에서 출발한 대표적 교통복지정책이다. 겨울철 한파에 따뜻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에만 온열의자 1241개를 추가 설치해 서울 전체 정류장 가운데 81.35%에 설치돼있다.

온열의자 설치사업은 서울시 입장에선 이른바 효도 상품이다. 2023년 버스 이용 시민(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92%가 만족도를 표시했다.

이에 힘입어 시는 내년에 중앙차로 승차대까지 온열의자 설치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4220개 정류장 중 3433개에 설치가 완료됐다.

코로나19 사태 당시에 온열의자의 역할이 더욱 빛났다. 서울시는 환기가 안될 것을 우려해 겨울철 추위를 가리는 버스정류장 천막 설치를 금지했고 이 와중에 온열의자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온열의자가 이처럼 큰 호응을 얻었지만 행정 실수로 사라질 위기도 겪었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을 거치며 에너지 사용료 급등과 그로 인한 난방비 폭탄을 경험한 정부는 지자체에 온열의자 설치 및 운영 자제를 요청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5개 자치구에 온열의자 사용 및 운영 자체 공문을 내려보냈다. 관련 예산 편성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이미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해당 사업 예산 삭감은 현장의 반발을 불러왔고 시는 부랴부랴 추경을 편성해 온열의자 추가 설치를 결정했다. 자치구 관계자는 "어르신을 중심으로 주민들 반발이 심했다. 특히나 추운 겨울날 버스를 기다려본 경험이 있는 시민들 사이에선 온열의자가 요긴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초 추경에 이어 연말까지 온열의자 설치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25개 자치구에 올해에만 약 45억원을 지원했다. 내년에 중앙차로까지 설치 범위를 확대하면 승차대가 있는 서울시내 모든 정류장에 온열의자가 설치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구 구기·평창동, 구로구 천왕동, 관악구 대학동 등 버스 이용 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교통복지가 소홀했던 사각지대까지 서비스를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이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편안한 장소가 되도록 신속하게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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