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향하는 KT '보은투자' 의혹 수사

2023-12-13 11:16:36 게재

스파크 인수 의사결정 라인 임원들 소환 조사

현대오토에버 물량공급 대가 '뒷돈' 의혹도

KT그룹 '보은 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본사 임원들을 잇달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투자의 최종 결정권자였던 구현모 전 KT 대표와 윤경림 전 KT 사장 등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용성진 부장검사)는 최근 KT 백 모 전 전략투자실장, 권 모 전 그룹제휴실장, 김 모 전 전략기획실장을 검찰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이 KT그룹 계열사인 KT클라우드가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 지분을 인수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룹 투자 의사결정 선상에 있던 이들을 상대로 스파크 지분 인수 경위와 윗선의 지시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동서인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사들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해KT클라우드가 5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21년 경영난을 겪던 구 전 대표 형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했는데 검찰은 이에 대한 '보은'으로 KT가 스파크를 고가에 매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검찰은 지난 8월부터 KT 본사와 KT클라우드, 스파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윤 전 사장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 전 사장이 백 전 투자실장 등에게 '스파크를 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 전 대표와 윤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검찰은 최근 KT의 스파크 인수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현대오토에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1일 현대오토에버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스파크가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회사다. 검찰은 서 전 대표가 스파크의 인수가치가 높게 평가되도록 안정적으로 일감을 공급하는데 관여하고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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