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만명 응답자 중 5만9천명 "학폭 피해"

2023-12-14 10:54:07 게재

가해 학생 35% "별 이유 없이 괴롭혔다" … 교육부 "내년부터 학폭 전담 조사관 투입"

교육부가 14일 공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피해 응답률'은 1.9%로 실태조사 참여 학생 317만명 중 5만9000여명이다. 이는 지난 2013년 1차 조사(2.2%)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학교폭력, 방관의 탈을 벗어 던져라 |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9월 12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3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방관의 탈'을 벗어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시기에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방영됐고 청문회도 개최됐다"며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학교폭력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지난해 12월 30일(파트1)과 지난 3월 10일(파트2) 각각 공개돼 화제를 모았고, 2월에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청문회에서 아들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비율은 1.0%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0.4%p 상승한 수준으로 이 역시 2013년(1.1%) 이후 최고다. 초등학교의 가해 응답률은 2.2%, 중학교는 0.6%, 고등학교는 0.1%로 조사됐다. 초등학교는 0.9%p, 중학교는 0.3%p 상승했고 고등학교는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학교 폭력 가해 이유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34.8%로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 있다는 학생 비율은 1년 전보다 0.8%p 상승한 4.6%였다. 초등학교 7.9%, 중학교 4.4%, 고등학교 1.2%로 조사돼 각각 0.6%p, 1.5%p 0.4%p 높아졌다.


목격 후에 '피해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줬다'는 학생은 33.9%에 달했으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30.7%로 비슷했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전담 조사관'에게 맡기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10%가량 늘리는 등 학교폭력 사안 처리제도 개선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학교 현장의 학교폭력예방교육을 내실 있게 지원하고 학생들의 마음건강과 사회·정서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기점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의 성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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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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