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내년 1월 27일 선보인다

2023-12-19 11:01:39 게재

6만5천원 지하철·버스·따릉이 무제한

국토부 K패스·경기 더경기패스 혼선

수도권 교통통합체계 구축 향후 과제

일정금액만 지불하면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서울시는 월 6만5000원에 지하철·버스는 물론 따릉이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다음달 27일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가 첫선을 보이는 대중교통 무제한 패스인 '기후동행카드'가 다음달 27일 출시된다. 앞서 지난달 27일 김포시는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하기로 하고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세훈 시장과 김병수 시장, 두 도시 교통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서비스가 시작되면 시민들은 서울권역 어디에서나 정기권을 구입해 횟수 제한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뿐 아니라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등 코레일이 운영하는 구간에서도 무제한 요금이 적용된다.

시내버스는 물론 마을버스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경기·인천 등 타 시·도 버스와 요금체계가 다른 광역버스·심야버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시범사업 기간엔 6만2000원, 6만5000원 두 종류 카드가 발행된다. 따릉이를 타지 않는 승객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당초 내년 1월 1일을 기후동행카드 출시일로 잡았다. 하지만 코레일 일부 구간에서 카드를 쓸 수 없게 되자 출시 일정을 뒤로 늦췄다.

◆코레일 구간 통합 위해 출시 연기 = 서울시가 내년 1월 1일로 예정했던 기후동행카드 출시를 한달 가까이 미룬 것은 서비스 장애를 우려해서다. 통합운영 시스템 개발이 지연되면서 코레일 구간은 당분간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는 코레일 구간에서 사용이 어려워도 서비스 출시를 강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해당 구간에선 카드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승객들은 승·하차 시 다른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코레일 구간에는 1호선 일부 뿐 아니라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 중앙선 등이 모두 포함돼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출시 시기를 미뤘다.

출시시기 연장결정은 서울시와 코레일 간 대화의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는 당초 1월 1일을 고집했지만 코레일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 덕분에 기후동행카드는 시작부터 '반쪽 짜리'라는 비판을 피하고 처음부터 지하철 1~9호선, 신림선, 우이신설선,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서울~김포공항까지 모든 지하철에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졌다.

코레일과 협의는 마쳤지만 장애물이 모두 걷힌 건 아니다. 국토부가 준비 중인 K 패스,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만드는 더경기패스가 내년 상반기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 종류 교통패스가 경쟁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출퇴근 인구의 20% 이상이 서울과 인천·경기도를 오가는 만큼 대중교통 체계를 별개로 운영하는 것은 비용과 소비자 편익 측면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을버스 또다른 복병 = 기후동행카드 활성화의 또다른 복병은 마을버스다. 현재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로 인한 손실은 모두 보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준공영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환승 손실이 누적되면 기후동행카드의 안정적 운영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 마을 버스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상으로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환승 손실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서울시는 무제한 패스가 활성화되면 승객 수가 늘어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한번 꺾인 대중교통 수요가 얼마나 회복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교통분야 전문가는 "마을버스는 대중교통의 실핏줄이면서 서민들에겐 집과 지하철을 잇는 마지막 교통 수단"이라며 "기후동행카드가 성공하려면 사각지대가 없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