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붙였다 뗐다 '뽁뽁이' 언제까지

덧유리 창호로 취약층 한파대비 돕는다

2023-12-22 11:10:57 게재

서울시 취약계층 난방비 절감 대책

고효율 창호 지원 … 2500세대 시공

유례없는 최강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시의 취약층 한파 대비 사업이 눈길을 모은다.

서울시는 한파 대비와 난방비 절감을 위한 고효율 창호 지원사업을 통해 총 2500세대에 대한 시공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 에너지동행단 소속 직원들이 SH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 가구에 덧유리 창호 시공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에 따르면 겨울 건물 에너지 손실의 70%는 창문을 통해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대부분 가정에선 매년 뽁뽁이를 붙였다 떼기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경우 반복되는 뽁뽁이 설치가 힘이 들 뿐 아니라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해 환경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접착력이 낮아 단열효과가 크지 않고 내구성이 약해 수시로 떨어지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많은 가구가 사용 중이다.

낮은 단열효과는 올 겨울처럼 강한 한파가 몰아칠 땐 난방비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한파를 버티고 나면 난방비 폭탄 고지서가 날아 올 수 있다는 걱정이 벌써 여기저기서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노후주택의 경우 신축건물과 비교할 때 에너지 소비량이 2배가 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효율 창호시공은 이처럼 한파와 난방비 폭탄 위기에 처한 에너지 취약층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창호 교체없이 기존 창호 위에 단열효과가 큰 덧유리와 방풍재를 무료로 부착해준다. 창호 전체를 교체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할 형편이 못되는 세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절감 단열시공인 셈이다. 간편 시공으로 시공시간이 짧고 설치와 해체가 쉬어 시공을 위해 이주할 필요가 없다. 특히 세입자들은 집주인 동의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 결과 덧유리 시공은 창문의 공기층 형성을 통한 단열효과로 실내온도를 최대 4도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은 서울시 에너지동행단이 맡는다. 동행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100여명의 동행단을 구성했다. 일자리 취약계층이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평소엔 에너지절약 홍보·캠페인을 벌이고 한파지원사업이 계획되면 덧유리 및 방풍재 간편시공을 맡는다.

시는 올해 SH영구임대아파트만 대상으로 펼쳤던 사업을 내년에는 차상위 이하 민간주택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8월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쳤고 대상지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건물 에너지효율화 사업 박차 = 서울시는 취약층 난방지원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건물 에너지효율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새빛주택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노후주택 500가구를 선정해 창호, LED등기구 교체 등을 지원했다.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거주주택은 90%까지 공사비를 지원받는다.

민간건물 에너지효율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용승인일이 10년 이상 경과한 민간 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공사비용을 전액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단열창호 단열재 보일러 신재생에너지 등이 모두 포함되며 올해까지 1387개 건물에 225억7000만원을 지원했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부적절한 시공 사례는 없는지, 공공성에 반하는 개인적 용도의 신청은 없는지 등을 걸러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적절 시공을 예방하고 지원이 시급한 취약층이 뒤로 밀리는 경우는 없는지 등 현장 점검과 사후 관리를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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