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교 13년만에 완전 개통

2023-12-27 11:15:11 게재

염창역·신목동역 연결 완료

서울 서북권 교통체증 해소

사연 많던 월드컵대교가 오는 29일 완전 개통된다. 2010년 공사를 시작한지 13년만이다.

서울시는 강서구와 양천구, 영등포구 등 서울 서부지역 주민의 교통 인프라 확대를 위해 월드컵대교에 추가로 신설한 남단 연결로 2곳을 29일 10시에 개통한다고 27일 밝혔다. 두 연결로까지 뚫리면서 월드컵대교 전구간이 개통됐다.

월드컵대교 남단 연결로 2곳은 공항대로 염창역과 안양천로 신목동역에서 월드컵대교 방향으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다. 대교 남단 강서구와 양천구, 영등포구에서 월드컵대교 북단의 강북지역(마포구)이 연결된다. 공항대로, 안양천로와 직적 연결돼 월드컵대교를 통해 내부순환도로·증산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두 연결로 개통으로 서부간선도로 및 안양천로에서 성산대교를 이용하는 차량이 대교로 직접 접근할 수 있어 서부간선도로와 안양천로 교통 정체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대교는 국내 교량 가운데 공사 기간이 가장 긴 다리다. 그만큼 곡절이 많았다. 서울시장 교체로 인한 정책 혼선의 상징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2010년 오세훈 시장 재임 당시 착공했지만 다음해 박원순 시장이 들어오면서 공사가 지연되기 시작했다. 토목공사가 너무 많다는 비판이 영향을 끼쳐 공사에 필요한 예산과 자원이 제때 투입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사 지연 피해는 정치적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서북권 주민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교통체증을 호소했다. 대교 개통이 지연되면서 주변 성산대교와 가양대교의 교통량이 분산되지 못했다. 실제 성산대교는 여러 차례에 걸친 보강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고 서울시는 이에 대처하느라 막대한 재정·안전 부담을 지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15년 마무리 돼야 했지만 당시까지 실제 공정률이 21%에 그쳤다. 2021년 오 시장이 복귀하면서 공사가 빨라졌고 2021년 9월 부분 개통한 뒤 이번에 완전 개통에 이르게 됐다.

8년간 서울시의원을 지낸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당과 진영을 막론하고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며 "전임 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제2, 제3의 월드컵대교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시민 삶을 최우선에 둔 합리적 시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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