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 노력 무색 … 폐기물 수거 문제 '여전'

2024-01-04 11:45:49 게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정책분석

공동주택 폐비닐 통계조차 없어

전세계적으로 탈플라스틱 움직임이 커지지만 국내 폐기물 수거 체제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들이 노력을 기울여 분리배출한 재활용 원료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중에서 플라스틱류(폐합성수지류) 배출량은 2021년 291만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하지만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물질재활용률은 16.4%(2021년)에 불과하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는 '탈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입법·정책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선형 플라스틱 경제 체계에서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 체계로 전환되는 첫 단추인 플라스틱 폐기물 수거 단계에 문제가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수거는 지방자치단체와 개인 사업자가 담당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종량제 배출 폐기물과 분리배출 폐기물을 지자체에서 수거해 처리한다. 아파트의 경우 종량제 배출은 지자체에서, 폐지 폐비닐 폐플라스틱 금속류 등은 개별 아파트와 계약한 수거업체가 일괄 수거한다. 이 과정에서 유가성 문제 등으로 시민들이 애써 분리수거한 폐비닐 폐플라스틱은 일부 상태가 양호한 페트병 등을 제외하고 잔재물로 처리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가 매년 발표하는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생활계폐기물 2270만톤 가운데 종량제방식 등 혼합배출이 882만톤(38.9%), 분리배출이 900만톤(39.6%), 음식물류 폐기물이 488만톤(21.5%)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자원 재활용을 목적으로 별도 구분하는 '분리배출' 항목이 '폐지류' '폐합성수지류' '기타'로만 구성돼 세부적인 재질별 용도별 폐플라스틱에 대한 발생 수거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공동주택에서 모으는 '비닐류' 폐기물은 아예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 보고서에서는 "전세계적으로도 민간 폐기물 수거업체가 플라스틱 재활용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60%를 수집한다"며 "하지만 국내 민간 수거업체의 영세성이 유지된다면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 체계로의 전환은 어렵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비영리 해양 보존 단체인 플라스틱 수프 재단(Plastic Soup Foundation)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2022년에 4억톤을 넘었다. 현재와 같은 생산 소비를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14억80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순환경제 =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자원채취 - 대량생산 - 폐기'가 중심인 종전 선형경제 체제의 새로운 대안이다.

■물질재활용 = 폐플라스틱을 물리적으로 가공해 다시 플라스틱(재생원료)으로 만들어 쓰는 방식이다. 여러 재활용 기법 중 순환경제를 위해 우선적으로 채택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