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남북한 '단절' 경쟁

2024-01-05 11:14:57 게재

북, 경의선 도로 지뢰 매설

남, 개성공단지원재단 해산

북 미사일 우크라전 투입

새해 벽두부터 남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남북간 교류와 협력의 상징들은 하나씩 철거되거나 폐쇄되는 대신 서로를 향한 말폭탄과 무력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양측이 보여주는 최근 모습은 마지막 퇴로마저 차단하겠다는 듯이 단호하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에 나선 지 두달여 만에 콘크리트 초소를 건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북한군이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경의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도 우리 군 감시자산에 의해 포착됐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지난해 말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그리고 9.19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GP를 최근 콘크리트로 복원하고 경의선에 지뢰를 매설한 일련의 행위들은 북한이 더 이상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련이나 의지가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남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9.19군사합의에 대한 부분 효력정지를 선언한 뒤 대화는 사라지고 '힘에 의한 평화'만 연일 강조하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나흘 동안 연속해서 우리 군이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도 같은 메시지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는 4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하고 다음 달부터 청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출범한 통일부 산하 개성재단은 공단 입주기업의 시설 관리 등을 지원해 왔지만 2016년 2월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된 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특히 통일부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지원부' 질타 이후 남북교류·협력 분야를 축소하는 흐름 속에 개성공단지원재단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검토해 왔다.

남북 모두 교류협력과 대화의 상징들이 차례로 지워지는 양상이다.

이와는 별개로 이날 미국 발표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실제로 투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남한을 향해 사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과 살상력을 러시아를 통해 실전 테스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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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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