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태영, 추가 자구안 준비

2024-01-08 11:09:34 게재

정부·채권단 강한 요구

워크아웃 불씨 살아날까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놓고 지난 주말 동안 산업은행과 물밑 조율을 벌여온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기로 했다. 기존 자구안 이행에 대해서도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입장 차이가 컸던 태영그룹이 채권단 요구를 받아들이고 추가 자구노력을 병행하기로 하는 등 한발 물러섰다. 태영그룹이 내놓을 태영건설에 대한 추가 자구안의 규모와 방식에 따라 꺼져가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가 자구안 마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채권단에 신뢰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영측은 추가 자구안에 대한 내부 검토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4일까지 지주사인 TY홀딩스를 지켜야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TY홀딩스 이익을 우선 순위에 뒀던 태영그룹이 주말 동안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 전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워크아웃 부결 후 법정관리(회생절차)가 시작되면 그룹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주말 동안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890억원을 TY홀딩스 연대보증 채무 상환에 쓰면서 자구안 이행의 첫 약속부터 어겼다. 매각대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쓰기로 했지만 지주사의 채무를 갚는 게 먼저였다. 태영그룹은 당초 약속한대로 890억원을 마저 태영건설에 납입하고 기존에 밝힌 4가지 자구안의 이행을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약하기로 했다.

한편 8일 오전 최상목 부총리는 수출입은행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강석훈 산은 회장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기획재정부는 "참석자들은 태영측이 이미 제시한 4가지 자구노력을 조속히 이행할 뿐만 아니라, 충분하고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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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성홍식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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