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소비자물가 향방 … 연준 위원 발언 주목

2024-01-08 11:15:30 게재

한은 금리 동결 유력 … 금통위원 의견 변화 확인

부동산 PF 리스크 확산 여부에 단기 변동성 확대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따라 미·중 갈등 악화 우려

올해 첫 주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작년 말 상승폭을 되돌리는 등 변동성이 컸다. 증시 불안정성의 추가 확대 여부는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CPI)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증시는 미 소비자물가 향방과 주요 연준 인사 발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등 부동산PF 리스크 확산 여부에 따라 단기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추가 확대 여부 확인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주가는 하락하고 채권금리는 올라가는 등 지난해 말 증시 상승폭을 되돌리는 중이다. 특히 연초부터 연초부터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2조2000억원 가량의 물량을 순매도했다. 시장금리는 작년 말 가파르게 하락한 이후 다시 오름세다.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6bp(1bp=0.01%p) 오른 연 3.283%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44%로 5.6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5.6bp 상승,4.2bp 상승으로 연 3.312%, 연 3.380%에 마감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은 4.05% 로 장을 마감하는 등 새해 들어 4%대로 올라갔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너무 컸다며 이를 재평가하면서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12월 CPI 결과에 따라 주요국 증시 변동성의 추가 확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헤드라인 CPI 반등 폭과 근원 CPI 둔화 폭에 따라 채권금리와 달러, 증시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 전망치는 근원물가는 둔화되지만 헤드라인 물가는 소폭의 반등을 보일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12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대비 3.3%로, 11월 3.1%로 2개월 연속 하락한 후 이번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다만 근원 CPI는 3.8%로 전월(4.0%)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근원 물가 둔화를 반기면서도 헤드라인 물가의 반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홍해 리스크 발 유가 및 운임 상승과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실제 뉴욕 연은 공급망 지수는 작년 하반기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우상향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에 연준으로 하여금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자극할 수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8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10일),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11일) 연설이 예정돼 있다. 시장은 올해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지와 함께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인플레이션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쪽에 맞춰질 경우 조기 금리인하 기대의 되돌림 과정과 이에 따른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연준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적인 실적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은행은 올해 주요국 중 처음으로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6명의 금통위원으로 개최될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3.5%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미 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영향 점검 필요와 물가 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매파적인 기조는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과 가계부채,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인하 논의는 섣부르다는 의견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는 금통위원들의 의견 변화 여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에는 향후 정책전망에 대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5명에서 4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며 "물가 둔화, 미 연준의 인하 가능성 강화, 건설업 불안 등을 고려할 때 위원들의 의견이 이번에는 어느 쪽으로 변화하는지가 채권시장의 가장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진당 연임 시 대중국 관계 추가 악화 = 대외적으로는 오는 13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선거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누가 총통으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대만과 미국의 대중국 관계에 있어 변화가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증시 전문가들은 민진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대만과 중국 관계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추가로 악화될 수 있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진당이 집권한 8년 동안 대만은 미국과 가까워진 반면 중국과는 멀어진 바 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민진당이 연임할 경우 중국의 대응에 따라 주식시장의 반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중국이 2022년 8월에 상응하는 강한 수위로 반응할 경우에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집권여당이자 반중·독립 성향인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지지율 30%대로 다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친중성향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도 오차범위에서 접전하는 중이다.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2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대만에서는 이날 11대 입법위원 선거도 함께 실시한다. 지난 2020년 10대 선거에서는 민진당이 총 의석 113석 중 61석으로 종전 대비 7석은 줄었으나 과반의석은 유지해 이번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대만 선거 결과는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진당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대중 수출 규제에 협조적이었고 미국의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는 정책에도 긍정적으로 대했다. 김 연구원은 "반면 국민당은 중국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반도체 산업을 활용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고 TSMC의 해외 투자에도 다소 부정적"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국민당이 집권할 경우 좀 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지속적으로 전투기, 군함, 정찰풍선 등으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번 주 중국의 추가 압박과 함께 대만에 대한 선거개입 논란 파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달러 변동성 확대 전망 =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대만 총통 선거 결과는 위안화는 물론 원화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단기 이벤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환율은 미국 소비자물가 등의 대외변수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오는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결정 등 부동산 PF 리스크 확산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뵌다.

한편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5원 하락한 1313.9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0.24% 상승 출발해 장 초반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3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18포인트(0.16%) 오른 2582.26에서 거래 중이다.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일보다 2.33포인트(0.27%) 떨어진 876.00에서 등락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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