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보리, 미·러 '북 무기 사용' 공방

2024-01-11 10:32:09 게재

미 등 8개국 '러 규탄'성명

러 "증거없이 허위정보 확산"

1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조달한 미사일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몰타,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8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부분적으로 북한에서 조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이용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산 러시아를 수입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서 양측간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사용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를 파괴하고 시민을 죽게 하는 데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2년간 진행되는 끔찍한 상황을 해결하려면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된 것이 한반도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에 러시아는 미국이 증거도 없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회의에서 북한산 미사일 사용에 대해 "이 정보는 며칠 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를 사전에 확인하지도 않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미국을 공격했다.

네벤자 대사는 오히려 서방이 제공한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등지의 주거지역에 표적공격을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장병호 기자 · 연합뉴스
장병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