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순환자원 공급망 구축 시급

2024-01-12 11:51:04 게재

EU 순환자동차 전환 가속화

정부 선제적 정책 대응 필요

자동차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체계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순환자원 공급망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지난해 7월 '차량순환성 및 폐차관리 규정(안)'을 발표하는 등 신차 생산 시 최대한 많은 순환자원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차 생산 시 최대한 많은 순환자원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순환자원 공급망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사진은 미래폐자원거점수거센터에 쌓여있는 전기자동차 폐배터리들. 사진 한국환경공단 제공


12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유럽연합(EU)의 차량순환성 관리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차량순환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차량용 플라스틱 소재 부품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플라스틱의 재사용 재활용뿐 아니라 재생원료 사용이 가능하도록 순환성을 높이는 설계를 의무화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EU의 재활용정책은 제품의 유해성과 재활용성을 관리하던 정책을 넘어서 개별 물질별로 환경성과 경제성을 함께 고려하는 추세다. 제품을 중심으로 재활용 목표치를 부여하기보다는 제품을 구성하는 재질별로, 즉 물질단위별로 재활용목표치를 부과한다.

EU는 차량의 재활용 재사용을 넘어 재생원료 이용률까지 제시하는데 특히 플라스틱에 대해서는 '플라스틱 재생원료(r-plastic) 25%' 목표를 제시한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공급망 개편이 요구될 수밖에 없지만 관련 업계와 환경단체들 간의 논쟁이 팽팽하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도 EU의 순환자동차로 전환 움직임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보고서에서는 "EU는 순환자동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이는 올해부터 발효된 '배터리 및 폐배터리 규정'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고 2031년부터 자동차업계가 순환자동차를 생산하도록 입법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세계 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등록대수는 2022년 약 16억3000대다. 이는 2020년 약 10억대와 비교했을 때 63% 증가한 수치다.

자동차 한 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무게를 약 200kg라고 할 때 신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플라스틱 재생원료량은 37.5∼50kg이다. 이 중 폐차 유래 플라스틱 재생원료 필요량은 약 9.4∼12.5kg이다. 폐자동차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다시 쓰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동차 제작사에서 만드는 부품이 서로 제각각이라는 게 문제다.

'파쇄이후 플라스틱(post-shredder)'에서 고품질의 플라스틱 재생원료 소재를 추출하기가 쉽지는 않다. 원활한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공급망이 우선적으로 구축되어야 순환자동차로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에서는 "EU의 차량순환성규정이 우리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자동차 산업에서의 순환자원 공급망 구축과 정의로운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선제적인 정책적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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