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복원' 사대문 완성될까

2024-01-16 10:34:28 게재

서울시 실물복원 본격검토

도로 지하화, 상부에 공원

서울시가 돈의문을 실물로 복원하는 사업을 본격 검토한다. 보상 도로 개편 등 높은 사업비 때문에 사이버 형태 복원에서 실물 복원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돈의문을 실물로 복원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2단계로 나눠 돈의문을 복원하는 내용을 담은 '경희궁지 일대 종합 공간 구상'을 마련했다. 돈의문은 서울 사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서대문의 이름이다.

돈의문이 사라진 것은 일제 시대다. 1396년 의를 두텁게 한다는 뜻을 담아 돈의문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일제는 전차가 다니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 문을 철거했다. 이후 조선시대 한양 도성 사대문 가운데 실물이 없는 유일한 문으로 남았다.

하지만 돈의문이 시민 기억 속에서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대문이 없음에도 서대문역 명칭을 써왔고 서울시도 수차례 복원을 시도했다. 오세훈 시장 지난 임기인 2009년에도 돈의문과 서울 성곽을 복원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보상과 교통문제로 난항을 겪다 결국 오 시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흐지부지됐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비용이다. 문이 사라진 상태에서 도시가 개발되면서 주변에 도로와 건물이 놓였다. 이미 들어앉은 시설물들을 내보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시의 구상에 따르면 새로 조성될 돈의문 터는 총 3만5000㎡ 규모에 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가 이번에 추진하는 방법은 지하와와 공원화다. 도로는 지하로 넣고 돈의문과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오는 2026년까지 현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철거해 공원으로 만들고 2035년까지 새문안로 400m 구간에 지하도로를 만들어 그 위에 돈의문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학계에선 돈의문 복원은 서울 사대문의 완성인 만큼 그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민 동의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시가 추산한 금액에는 공원화와 복원 비용만 포함됐을 뿐 지하도로 비용은 들어 있지 않다. 또 지하화하려는 자리 밑으로는 지하철 5호선이 지나가 지하도로 건설이 가능한지 기술 검토가 필요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문화재청과 협의, 사업 타당성 평가 등도 거쳐야 한다"면서 "실물복원을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을지, 그에 따른 비용과 추진 방식엔 어떤 것이 있을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